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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참고래 May 12. 2021

헬창이 되기로 했다.

D-46, 떨어질 자신이 없나..??

요즘도 하루 4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있다.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마음처럼 잘 안된다. 유튜브는 어느 정도 멀리 하고 있는데, 자꾸 학교 커뮤니티를 들여보게 된다. 진지하게 회원 탈퇴를 해야 하나 고민이다. 1유생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과 지금이라도 정신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충돌하는 나날이다.


최근에는 앞글자 파일과 스터디 가이드를 풀면서 틀린 내용들을 한글파일로 정리하고 있다. 잘 모르는 내용을 확실하게 외워두고 나서, 전체 범위를 한번 복습하고 모의고사나 지난 기출 위주로 정리한 뒤에 시험장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저번 주 일요일에 친 모의고사의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는 순위권 밖. 솔직히 망한 것 같긴 했는데, 진짜 나가떨어졌을 줄은 몰랐다. 같이 시험을 친 친구는 저번에는 순위권(90등 까지를 말한다) 밖이었는데, 이번에는 50등 정도에 안착했다. 점수는 70점대라 괜찮긴 한데, 워낙 넉넉하게 채점해주는 것을 아니 믿을 수가 없다. 뭐, 떨어졌다가 올라갔다가 하는 것이겠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근데 왜 열심히 안 하고 있을까. 정신 차려.


여담으로, 강사님이 코로나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의고사 리뷰 강의를 3주 뒤에나 제공해주겠다고 하는데.. 참.. 이게 뭔가 싶다. 코로나가 심하긴 한가봐..




커뮤니티에 중독된 것 같다. 하. 끊었었는데. 악순환이다. 커뮤니티를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기준에 맞추어서 스스로를 바라보게 되고, 자존감이 손상된다. 그리고 현실에 집중을 못하고 다시 커뮤니티에 집착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식이다. 요즘은 좀 멘탈이 잡혀서 괜찮긴 한데, 모르겠다. 


후, 진짜 탈퇴해야 하나?


요즘은 하루에 2시간 정도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등 운동 위주로. 운동을 할 때만큼은 다른 생각이 안 들어서 좋다. 단백질을 하루 100g 정도는 먹으라고 해서, 2~3시간마다 닭가슴살을 하나씩 집어먹고 있다. 단백질 보충제를 먹을까 했는데 가격 차이가 별로 안나더라. 자연식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취미고 뭐고 그냥 운동이나 열심히 하련다.



오늘은 모르는 사람과 술을 마셨다. 


일주일 정도 전, 학교 커뮤니티에서 밥약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홍보하는 글이 올라왔었다. 자기소개랑 MBTI, 학과와 학번을 기입하면, 관심 있는 사람이 밥약을 신청할 수 있는 기능이다. 나는 당연히 이걸로 누굴 만날 것이라는 기대도 없었고, 그냥 친한 친구들이 나오면 장난으로 밥약을 신청하는 용도로 쓰고 있었다.


3일 전 헬스를 갔다가 집에 돌아와 밥약 사이트를 접속하니 밥약 신청이 와 있었다. 또 어떤 녀석의 농간이겠구나 싶어 확인해보니 모르는 이름이었다. 심지어 다른 학교였다. 다른 학교와도 이제 밥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바로 카톡 아이디를 받아서 이틀 정도 대화를 하다가 오늘 만나게 되었다. 술을 마시자고 하는데 근손실 생각이 먼저 나더라. 운동 때문에 안된다고 하면 너무 헬창 같을 것 같아 그냥 가위바위보로 정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내가 이기면 안 마시고, 상대방이 이기면 마시는 걸로. 그리고 졌다. 


대화는 나름 재밌었다. 나와 살아온 환경이 많이 다른 친구라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나는 뭐 항상 초면에 이야기하는 레퍼토리를 가지고 대화했다. 상대편은 술을 더 마시고 싶은 느낌이었으나 이 시국이라 술집은 10시에 문을 닫는 상황. 적당히 마시고 헤어졌다. 소주 3병 정도.


약간 현타도 온다. 시험 6주 앞두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몰라! 어떻게 되겠지! 내일의 나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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