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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참고래 May 14. 2021

혼자서 영화보기

D - 44, 시험을 접수했다.

오늘은 6시간 공부했다. 스터디 가이드 오답 정리가 끝났고, 앞글자 파일 중에서 거슬리는 친구들만 한글로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원래 문서 작업을 할 때에 워드만 사용하는 편이었는데, 요즘 자꾸 워드가 멈추는 오류가 발생해서 도저히 못 써먹겠더라. 한글도 괜찮긴 한데 ㅏ를 두 번 누르면 아래아가 되는 것과 자꾸 일본어인지 뭔지 모르겠는데 한문이 써지는 이상한 시스템 때문에 불편하다.


한글도 한 달 전 까지는 컴퓨터에 없었는데, 한 수업에서 자꾸 자료를 한글 파일로 줘서 어쩔 수 없이 깔게 되었다. 물론 공짜로. 학교 와이파이를 이용하면 무료로 한글과 오피스 서비스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우리 학교 만세.



오늘은 시험 접수 날이다. 오늘 접수를 하면서도 정말 내가 4과목을 합격한 게 맞는지 성적표를 다시 확인했다. 아직도 잘 안 믿기고, 약간 불안하고 찝찝한 느낌이 자꾸 든다. 중요한 시험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다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2달을 폐인으로 지냈는데 뜬금없이 붙어버려서,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단톡방에서 결제 오류로 피눈물을 흘리시는 분들이 꽤 있었는데, 나는 다행히 아무 이슈 없이 결제가 잘 되었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고요!!

시험 접수도 했으니, 이제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ㅎㅎ.. 단톡방에서 이야기하는 걸 보면 다른 분들도 비슷한 것 같아서 위안이 된다. ㅎㅅㅎ




오늘은 3,4교시가 있는 날이다. 요즘은 비즈니스 영어 시간에 CRISIS MANAGEMENT 수행평가를 교수님이 감독하시느라 토론 시간에 별도의 감독을 안 하시는데(원래는 갑툭튀 하셔서 질문을 날리신다), 덕분에 소회의실이 개설될 때마다 두근거리는 시간의 연속이다. 열정맨들(열심히 참여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걸리면 얄짤없이 교수님이 시키신 일을 해야 하고, 마음이 맞는 팀원들과 배정되면 다들 조용히 마이크와 카메라를 끄고 자기 할 일에 열중할 수 있다. 오늘은 아주 감사하게도 한국분 두 분과 한 팀이 결성돼서(중국인도 있었는데 배정되자마자 나가버리셨다 ㅋㅋ) 아주 맘 편하게 내 공부를 할 수 있었다.


4시 반 정도까지 공부를 하다가, 스터디 가이드 오답 정리가 끝나자마자 헬스장에 갔다. 자전거 15KM를 25분만에 채우고, 랫풀다운, 시티드 로우, 턱걸이, 덤벨 로우를 하고 나서 씻은 뒤에 호다닥 왕십리역으로 이동했다. 7시에 귀멸의 칼날 극장판을 예매해놓았기 때문이다.


귀멸의 칼날 애니메이션은 작년에 2차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조금 맛을 봤었는데, 그때는 그렇게 재미있지 않아서 3화 정도만 보다가 내려놓았었다. 최근에 웹소설과 애니메이션을 워낙 멀리 한 덕분인지는 몰라도 꽤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틀 전에 애니메이션 마지막화를 봤고, 영화 상영이 얼마 남지 않았길래(대부분 내일까지인가 그렇다) 바로 예매했다. 4DX관이라서 더 비쌌다. 


따릉이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오르막길도 많아 보이고 날씨도 더워서 포기했다. 왕십리역은 예전에 친구를 만날 때 딱 한번 와봤었는데, 너무 복잡해서 엄청 헤매었다. 다행히 영화 상영 8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캐러멜 팝콘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팝콘은 못 먹고 음료수만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 아쉽다.


4DX관은 처음 이용해 보았는데, 진짜 너무 정신이 없었다. 허리도 아프고. 음료수가 쏟아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의자를 열심히 흔들어대더라. 다행히 쏟아지지는 않았고. 영화 중반까지는 흔들어제낄때마다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는데, 극이 클라이맥스로 치닫기 시작하니 4DX로 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영화를 보면서 신파가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몸은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눈물이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차오르더니,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진짜 오열하고 싶은걸 참느라고 고생했다. 관객 수도 얼마 없고 다른 사람들은 별로 감흥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 눈물 닦는 것도 조금 쪽팔려서 불이 꺼져 잠시 어두워진 사이에 재빨리 닦았다. 


영화를 혼자 보러 온 건 태어나서 처음인데, 생각보다 좋았다. 캐러멜 팝콘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하다만.


귀가는 따릉이를 타고 했는데, 분명 지도에서는 20분이 걸린다고 한 거리가 40분이 넘게 걸렸다.. 중간에 길을 자꾸 해메서.. ㅎ 그래도 다음에는 잘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종종 다녀야지.




내일은 동기 형 두 명이랑 방탈출 카페를 가기로 했다. 시험이 코앞인데 공부는 안 하고 자꾸 놀러 다니는 것 같다만, 뭐, 주말에 열심히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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