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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으른 참고래 May 15. 2021

리스닝을 어떻게 해야 하나..

D - 43, 첫 방탈출 카페 체험

오늘은 공부를 3시간 반 정도 했다. 오답노트 작성을 마무리했다. 내일 아침에 인쇄해서 보다가 모의고사를 치러야겠다.



오래간만에 일본 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보고 나니 다시 일본어 공부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JLPT N1 169점을 받은 이후로 딱히 일본어 공부라고 할 만한 걸 해 본적이 없어서, 일본어 실력이 심하게 퇴화한 상태다. 대학교 신입생 때까지만 해도 원서로 소설을 읽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사놓기만 하고 손도 안 댄 소설들(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소설들이다)이 울산의 내 방에 쌓여있기도 하고, 뭔가 다시 공부를 하긴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제 영화관에서 귀멸의 칼날 극장판을 보면서, 가능한 한 자막을 보지 않으려고 했었다. 몇몇 처음 듣는 표현들(흐가이나이;不甲斐ない;한심하다, 맛토우스루;全うする;완수하다)이나 배경에 따라 사용되는 특별한 표현 외에는 거의 다 들려서, 듣기 능력은 아직 어느 정도 남아 있다는 걸 실감했다. 지금도 일드를 한글 자막 없이 보는 중이다. 거의 다 들린다. 미드는 언제쯤 자막 없이 볼 수 있게 될는지. ㅎㅎ..


JPT는 한 번도 응시한 적이 없어서, CPA시험이 끝나면 JPT공부를 시작할까 고민을 조금 해 보았다. 지금 한자도 죄다 까먹어서 상용한자도 다시 외워야 하고, 단어랑 문법, 듣기, 읽기 공부를 다시 할 생각을 하니 갑자기 스트레스가 몰려온다. 영어공부나 해야지.



영어 리스닝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 어제 무자막으로 데이브 샤펠의 스탠드업 코미디 쇼를 30분 정도 봤는데 거의 안 들린다. 솔직히 그냥 무지성으로 자막이 있던 없던 많이 보는 게 답인 것 같긴 한데, 뭔가 시간을 더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없나 고민이다. 


그냥 듣기만 하는 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거의 한 두 달 동안 매일 1시간 정도씩 루크 아저씨의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느꼈다. 루크 아저씨 말은 다 들리는데 다른 지역의 악센트를 구사하는 게스트만 나오면 하~나도 안 들리더라. 당연한 건가.


화자가 말할 내용을 어느 정도 예측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듣기가 가능할 것 같은데, 이런 배경지식을 어떻게 쌓아야 할지 고민이다. 그냥 원서를 많이 읽어야 하나. 베스트셀러 작품들을 읽어야 하나. 수필을 읽어야 하나 소설을 읽어야 하나. 웹소설은 판타지적 배경 때문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고. 굳이 읽는다면 현대 배경을 다루는 작품을 읽어야 하는데, 트레일러 트래쉬를 읽으면서 워낙 고통을 많이 받아서(슬랭이 너무 많고 문화적 배경지식이 없으니 하나하나 구글링 하면서 읽어야 할 지경..) 잘 모르겠다.


읽는다면 단어를 정리하면서 읽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원서는 원서대로 읽고 따로 단어나 표현 공부를 하면 되려나? 영상이나 책을 보기 전에 관련 주제를 따로 조사해서 정리를 하고 나서 시작해야 하나? 너무 공부를 하려고 드는 방법으로 접근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답이 없다. 그냥 미드나 봐야 하나..


여담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나니 일드에다가 영어 자막으로 본다던지 미드에다가 일본어 자막으로 본다던지 하는 기괴한 응용이 가능해졌다. 한글 자막이 없는 경우에 유용하게 써먹고 있다. 사실 지금도 일드를 영어자막으로 보는 중이다 ㅎ



오늘은 처음으로 방탈출 카페를 가 봤다. 동기 형 두 명이랑 갔는데, 솔직히 형들끼리 다 했다. 오늘따라 날씨가 더워서인지, 선크림을 발라서인지는 몰라도 머리가 멍해서 빠릿빠릿한 판단이 안되더라. 


비밀유지 의무 때문에 자세한 묘사는 못하지만, 꽤나 재미있었다. 솔직히 이런 게 무서워봤자 얼마나 무섭겠어 싶었는데 진짜 한 번은 깜짝 놀라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무섭고 재밌고를 떠나 정말 완성도가 높다고 느꼈다. 25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경험이었다. 


내가 겁이 많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는데(공포영화도 절대 안 봄), 형들이 더 무섭다고 난리였다. 나는 방탈출을 하면서 거의 계속 무덤덤한 상태였다. 내가 겁이 많은 편이 아닌가? 


볼만한 공포영화가 개봉하면 한번 시험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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