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목길 경제학자 Nov 09. 2024

청년 소상공인 창업이 늘어난다는데

청년 소상공인 창업이 늘어난다는데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30세 미만 청년 창업기업 수는 2018년 약 14만 개에서 2022년 약 17만 개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잡코리아가 실시한 '창업 의향 설문조사'에서 카페와 PC방 같은 소상공인 창업을 희망한다는 응답이 57.9%로, 스타트업 창업 희망 비율(40.9%)을 크게 앞질렀다. 일각에서는 이를 취업난의 결과로 우려하지만, 현상의 본질을 제대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 창업 증가, 과도한 우려는 바람직하지 않다

청년의 소상공인 창업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영업 5년 생존율(23.0%)이 스타트업(29.2%)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이것이 시장의 정상적인 순환 과정임을 보여준다. 과도한 우려보다는 이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건 파는" 소상공인에서 "콘텐츠 만드는" 크리에이터로

청년들의 소상공인 창업 증가는 새로운 형태의 소상공인, 즉 '크리에이터 소상공인'의 등장을 의미한다. 이들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문화를 창조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다. 1인 레스토랑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조리 보조 기술과 식자재 공급망의 발달, SNS 마케팅 플랫폼의 성장으로 창업과 운영 비용이 크게 하락했고, 이제 개인 셰프도 기업형 레스토랑과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되었다.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청년들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추구가 있다. '살고 싶은 곳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청년들은 자신의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크리에이터형 사업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역성과 개인의 창의성을 결합한 로컬 콘텐츠를 개발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소상공인에도 '작품' 기술이 필요하다

정부의 소상공인 교육은 여전히 '장사의 기술'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 시대의 소상공인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이 필요하다. 1인 레스토랑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현대의 1인 레스토랑은 조리 보조 기술, 식자재 공급망 관리, SNS 마케팅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여 기업형 레스토랑과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제는 장사의 기술을 넘어, 크리에이터로서의 기술력이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된 것이다.


3대 축 기술이 경쟁력이다

크리에이터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것은 3대 축 기술이다. 첫째, 온라인 기술이다. SNS 마케팅, 콘텐츠 제작, 디지털 플랫폼 활용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 분석과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능력도 필수다. 둘째, 오프라인 기술이다. 매력적인 공간 기획, 고객 경험 설계, 현장 이벤트 기획 등 물리적 공간을 콘텐츠화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셋째, 도시 기술이다. 지역성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로컬 브랜딩, 상권 생태계 이해와 더불어 다른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 능력이 필요하다.


일반 상권과 문화융합상권은 다르다

새로운 정책의 출발점은 일반 상권과 문화융합상권의 구분이다. 단순 유통 채널로서의 일반 상권과 콘텐츠를 생산하는 문화융합상권은 전혀 다른 생태계다. 상가 공급과 관리도 이러한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 무분별한 상가 공급 제한보다는 각 상권의 특성과 발전 방향을 고려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를 통한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

3대 축 기술을 효과적으로 전수하기 위해서는 기존 소상공인 지원 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 거점 상권별로 로컬 메이커스페이스를 설치하여 실무 중심의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크리에이터들이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성공한 크리에이터 소상공인의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교육 콘텐츠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의 크리에이터 소상공인

자영업과 소상공인은 전체 고용의 25%를 담당하는 핵심 분야다. 특히 AI 시대에 예상되는 기업 분야의 고용 감소를 고려할 때, 크리에이터 중심의 소상공인 분야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청년들의 소상공인 창업을 단순히 취업난의 결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탄생으로 인식하고 이에 맞는 정책적 지원을 설계해야 할 때다. 일반 소상공인은 현재와 같이 경영 환경 개선 중심으로 지원하되, 크리에이터 소상공인은 이에 맞는 새로운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로

청년들의 소상공인 창업 증가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크리에이터 소사이어티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다. '나다움'을 추구하는 크리에이터 정신은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 도시 전반에 스며들고 있다. 획일성, 수직적 질서, 수동적 소비로 대표되는 20세기형 대량생산 사회에서 다양성, 수평적 협력, 능동적 창조가 번성하는 21세기형 크리에이터 사회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청년 소상공인을 단순한 자영업자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여는 크리에이터로 인식하고, 이들이 3대 축 기술을 바탕으로 창조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과제다.


참고 문헌: 

유재경(2024), "청년 소상공인, 도전과 성장을 이어가려면", 성균관대학교 교내신문 성대신문, 2024.05.13 (https://www.skkuw.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04)

                     

매거진의 이전글 익산 비마이크의 3대 축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