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의 구심력

by 골목길 경제학자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의 구심력


샌프란시스코는 처음부터 중심 하나로 작동한 도시가 아니었다. 짧은 블록, 가파른 지형, 보행 중심의 거리, 그리고 노스비치·미션·헤이트애시버리 같은 생활 단위의 동네들이 도시의 정체성을 만들어왔다. 이 도시는 오랫동안 강한 동네들의 연합체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하이테크 산업과 글로벌 자본이 급속히 유입되면서 이 균형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심부는 과도한 역할을 떠안았고, 팬데믹은 그 취약함을 한꺼번에 드러냈다. 2020년 봄, Market Street는 텅 비었고, Union Square의 명품 매장들은 합판으로 창문을 막았다. 오피스 공실률은 30%를 넘어섰고, 다운타운을 떠난 기업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오늘 도시 산책은, 샌프란시스코가 강한 동네 → 중심부 위기 → 다시 동네와 중심을 함께 회복하려는 단계로 이동하는 과정을 따라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025년 1월 취임한 새 시장 다니엘 루리가 있다.



1. 중심부: 위기의 시작과 새 시장의 선택

Union Square에서 출발하다: 위기는 언제 시작되었는가

여정은 Union Square에서 시작한다. 오전 9시, 파월 스트리트 케이블카 탑승장에는 이미 관광객들이 줄을 서 있다. Macy's 백화점 건물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고, 광장 중앙의 Dewey Monument 주변에는 출근길 직장인들이 지나간다. 언뜻 보면 회복된 도시다.


그러나 이곳의 위기는 팬데믹 이후 갑자기 생겨난 문제가 아니다. 이미 2010년대 후반부터 징후는 분명했다. 소비의 온라인 전환, 관광·글로벌 리테일에 대한 과도한 의존, 지역 주민의 생활 기반 부재. 팬데믹은 이 구조적 취약점을 한 번에 폭로한 사건이었다.



광장을 둘러싼 고급 소매 매장들을 자세히 보면 변화가 보인다. Macy's는 여전히 자리를 지키지만, 백화점 매장은 식음료 브랜드로 채워져 있다. 새로운 점포도 진입한다. 독립서점 The Best Bookstore가 대표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의 Vacant to Vibrant 프로그램의 결과다. 공실 점포를 단기 임대로 활용하고, 임대료 부담을 낮춰 신생 브랜드의 진입을 돕는다.


물론 이것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유니언 스퀘어의 살인적인 임대료를 감당하기에 3개월의 임대료 면제는 턱없이 짧고, 서점의 인테리어는 소박하다 못해 투박하다. 하지만 이 '소박함'은 역설적으로 도시 재생의 문법이 '완성'에서 '시작'으로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완벽한 테넌트를 기다리며 공간을 비워두느니, 일단 불을 밝히고 사람을 불러 모으는 '전술적 도시주의(Tactical Urbanism)'를 택한 것이다.


새 시장, 다니엘 루리의 등장

2024년 11월 선거에서 당선되어 2025년 1월 취임한 Daniel Lurie 시장은 이 위기 국면에서 등장했다. 그는 기존 정치 엘리트와는 다른 배경을 가진 인물이다. 리바이 스트라우스 가문의 후계자이면서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비영리 조직 Tipping Point Community를 설립해 운영해 온 사회적 기업가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던 그가 현직 시장 런던 브리드를 56.2% 대 43.8%로 꺾은 것은 샌프란시스코 유권자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


루리 시장의 핵심 인식은 단순하다. "샌프란시스코의 문제는 도시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도시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데 있다." 그의 공약은 실용적이다. 공공안전 1순위, 노숙자 문제 해결, 펜타닐 위기 대응, 그리고 다운타운 경제 회복. 화려한 비전보다는 작동하는 시스템을 약속했다.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통계는 변화를 보여준다. 범죄율은 30% 감소했고, 관광객은 다시 증가 추세다. 그러나 거리를 걷다 보면 알 수 있다. 숫자의 개선과 체감의 회복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있다.



Market Street: 메인 스트리트의 재정렬

Union Square에서 Market Street를 따라 서쪽으로 걷는다.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동맥이자, 도시 재생의 핵심 무대다. 2019년 Market Street는 Better Market Street 프로젝트를 통해 차량 통행을 대폭 제한하고, 자전거 도로와 보행 공간을 대폭 확장했다. 물리적 설계만 보면 미래 도시다. 넓은 보도, 가로수, 자전거 전용 차선.


그러나 이 거리는 아직 머무는 거리가 되지 못했다. 5th Street에서 8th Street 사이, Mid-Market으로 불리는 구간이 그 핵심이다. 2011년 에드 리 전 시장은 Twitter를 비롯한 테크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적인 세금 감면을 제공했다. "Twitter Tax Break"로 불린 이 정책은 당시 침체된 Mid-Market을 재생하겠다는 야심 찬 시도였다.


Twitter는 1355 Market Street에 본사를 두었고, Uber, Zendesk, Square 등이 뒤따랐다. 부티크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그러나 이 재생은 지속되지 못했다. 2020년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되었고, 2022년 일론 머스크의 Twitter 인수 이후 대규모 축소가 이어졌다. 지금 Twitter(현 X) 본사 건물 주변은 다시 조용하다. 1층 상업 공간 중 상당수가 비어 있고, 출퇴근 인파는 보이지 않는다.


Mid-Market의 실패는 단순히 한 정책의 실패가 아니다. 이것은 대형 테크 기업 한두 개로 동네를 재생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의 한계를 보여준다. 기업은 움직인다. 정책이 바뀌면, 경제가 바뀌면, CEO가 바뀌면 떠난다. 그러나 동네는 움직이지 않는다. 동네는 주민과 소상공인, 커뮤니티와 일상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

루리 시장의 접근은 다르다. 대형 앵커 테넌트를 유치하는 대신, 생활을 끌어들이는 미세한 프로그램에 집중한다. 1층 공간의 활용도 개선, 소형 비즈니스 지원, 거리 청결과 안전 관리. 마켓 스트리트는 지금 실패가 아니라 재정렬의 단계에 있다.


UN Plaza, Tenderloin: 도시가 문제를 숨기지 않는 방식

Market Street를 따라 계속 걸으면 UN Plaza에 도착한다. 시청(City Hall), 공공도서관, 아시안 아트 뮤지엄이 둘러싼 이 광장은 샌프란시스코의 시민적 중심이다. 수요일과 일요일에는 Heart of the City Farmers Market이 열린다. 신선한 농산물을 파는 농부들과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파머스 마켓이 없는 평일 오전, 이 광장은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노숙자들이 텐트를 치고 있고, 약물 사용의 흔적이 보인다. 일부 구역에서는 마약 거래가 공공연하게 일어난다. 도서관 입구에는 보안 요원이 서 있고, 내부에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이용하러 온 사람들이 많다.


UN Plaza 바로 북쪽은 Tenderloin이다. 6번가에서 8번가 사이, Market Street에서 Geary Street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노숙자 밀집도와 마약 문제를 보여주는 지역이다. 루리 시장이 '펜타닐 비상사태'를 선포한 핵심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의 선택은 흥미롭다. 이 도시는 Tenderloin 문제를 외곽으로 밀어내지 않았다. 중심부에 남겨두었다. 불편하지만, 회피하지 않는 선택이다. 많은 도시들이 도심 재개발을 하며 저소득층과 노숙자를 외곽으로 강제 이주시킨다. 샌프란시스코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Tenderloin은 실패한 동네가 아니라, 분산되어야 할 사회 문제가 한 곳에 수렴된 공간이다. 이곳에는 저렴한 SRO(Single Room Occupancy) 주택이 많고, 사회복지 서비스가 집중되어 있다. 문제를 숨기는 대신, 문제와 함께 살면서 해결책을 찾는 것. 이것이 샌프란시스코의 방식이다. 장기적으로는 이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문제를 중심에 두어야 정치적 압력이 생기고, 자원이 집중되며, 해결의 의지가 지속된다.



2. 반문화 중심지: 동네가 도시를 지탱해 온 역사

Hayes Valley: AI 시대, 새로운 스타트업 문화의 탄생

Civic Center를 벗어나 Van Ness Avenue를 건너자마자 도시의 공기가 달라진다. 거리는 깨끗하고 나무가 많으며, 사람들의 걸음도 여유롭다. Hayes Street 양쪽으로 독립 부티크와 레스토랑이 줄지어 선 풍경 속에 고급 식료품점 The Epicurean Trader(401 Hayes St)가 있다. 18달러짜리 올리브 오일과 수입 치즈를 파는 이곳은 야외 체육관, 컨테이너 커피숍과 어우러지며 Hayes Valley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이 동네의 현재를 이해하려면 그 탄생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1950년대 이곳을 관통하던 Central Freeway는 소음과 공해로 동네를 단절시켰다. 그러다 1989년 지진으로 손상된 고가도로에 대해 주민들은 재건 대신 철거를 선택했다. 1999년 고속도로가 완전히 사라진 자리에 Patricia's Green이라는 작은 공원이 들어서자, 아티스트와 독립 브랜드들이 모여들며 200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쿨한 동네"로 부상했다.


그리고 2020년대, 이 보헤미안적인 토양 위에 새로운 문화가 덧씌워졌다. 바로 AI 스타트업 문화다. 2022년 말 ChatGPT 출시 이후 시작된 이번 테크 붐은 과거와 공간적 궤적이 다르다. 2010년대 테크 기업들이 SoMa의 고층 빌딩을 선호했다면, 현재의 AI 창업자들은 동네를 선택하며 이곳에 "Cerebral Valley(대뇌 피질 밸리)"라는 별명을 붙였다.


과거의 테크 붐이 거대 자본과 오피스 중심이었다면, 'Cerebral Valley'는 극도의 대면 접촉과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다. The Commons 같은 대학 기숙사 분위기의 코워킹 공간에서는 매주 해커톤과 네트워킹 이벤트가 열린다. Genesis AI 같은 초기 스타트업들은 SoMa의 비싼 오피스 대신 빅토리아풍 주택을 개조한 'Hacker House'를 택한다. 10~20명이 한 집에서 코리빙(Co-living)하며 식사를 같이하고 밤새 코드를 짜는 식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건 화려한 로비가 아니라, 걸어서 5분 거리의 카페에서 우연히 다른 천재를 만날 수 있는 '밀도'와 '동네의 소울'이다.


왜 Hayes Valley인가? 첫째, 창의적 분위기와 기술이 교차하는 보헤미안 전통이 있다. 둘째, SoMa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 기반을 갖췄다. 셋째, 카페와 공원 등 풍부한 생활 인프라가 있다. 마지막으로 5분이면 동네를 가로지를 수 있는 보행 친화적 환경이 우연한 만남의 확률을 극대화한다.


Hayes Valley는 말해준다. AI 시대의 혁신은 거대한 자족적 캠퍼스가 아니라 도시 안의 작고 걸을 수 있는 동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우버를 부르지 않아도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우연히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곳, 이것이 2020년대 스타트업 문화가 정의하는 새로운 공간적 특징이다.


Haight-Ashbury: 반문화의 역사화

Hayes Street을 따라 서쪽으로 걸으면 언덕이 시작된다. 15분쯤 오르막을 오르면 Haight-Ashbury다. Haight Street와 Ashbury Street가 만나는 교차로 앞 Ben & Jerry's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을 산다. 밖으로 나와 거리 표지판을 보는 관광객들 사이에 선다. 이곳은 여전히 샌프란시스코의 아이콘이다.


1967년 Summer of Love. Grateful Dead, Janis Joplin, Jefferson Airplane. 히피 문화의 발상지. 그로부터 거의 60년이 지난 지금, 이곳의 반문화는 더 이상 현재형은 아니다. 그러나 박제되지 않고 역사화되었다.

Amoeba Music (1855 Haight St)은 여전히 거대한 독립 레코드샵으로 영업 중이다. 바이닐, CD, 포스터, 빈티지 음반. 토요일 오후, 매장은 사람들로 붐빈다. 10대부터 60대까지. 관광객도 있지만, 진짜 음악 애호가들도 많다. 이곳은 단순히 "히피 시절의 박물관"이 아니다. 살아있는 음악 문화의 공간이다.


710 Ashbury Street, Grateful Dead가 1966년부터 1968년까지 함께 살았던 집 앞에 선다. 지금은 개인 주택이라 들어갈 수 없지만, 외벽에는 방문자들이 남긴 낙서와 추모 메시지가 가득하다. 두 블록 떨어진 곳에는 Janis Joplin이 살았던 집(635 Ashbury)도 있다.


Haight-Ashbury는 상업화되었지만, 완전히 테마파크가 되지는 않았다. 그 경계선은 섬세하다. 빈티지 의류점 Wasteland는 체인이지만 큐레이션이 있다. Piedmont Boutique는 1970년부터 영업해 온 로컬 가게다. 헤드샵 Pipe Dreams는 관광객용 기념품도 팔지만, 진지한 애호가들도 찾는다.


차이는 이것이다. Haight는 히피 문화를 '재현'하지 않는다. 그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기억 위에 지금의 삶이 계속된다. Cha Cha Cha (1801 Haight)에서 쿠바 타파스를 먹는 사람들, Coffee to the People에서 Fair Trade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이들은 1960년대 히피는 아니지만, 어떤 정신을 계승한다. 독립적이고, 상업적 주류에 저항하며, 공동체를 중시하는.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원래의 히피들은 이제 이곳에 살 수 없다. 집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Haight-Ashbury의 중위 주택 가격은 $1.5M을 넘는다. 반문화의 성공이 역설적으로 그 담지자들을 쫓아낸 것이다.


Mission District: 성공의 대가

Haight에서 남쪽으로 내려간다. Castro와 16th Street를 지나면 Mission District에 도착했다. Mission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복잡한 동네다.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 커뮤니티의 문화적 심장이면서, 동시에 힙스터와 테크 워커의 젠트리피케이션 최전선이다. 이 이중성은 두 개의 평행한 거리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Mission Street는 라틴 문화의 중심이다. 타케리아, 판차 가게, 송금 서비스, 99센트 숍. 거리에서는 스페인어가 더 많이 들린다. 노점에서는 엘로테(멕시코 옥수수)와 타말레를 판다. La Taqueria (2889 Mission)는 "샌프란시스코 최고의 부리토" 논쟁의 중심이다. 줄이 항상 길지만, 기다릴 가치가 있다.


한 블록 서쪽 Valencia Street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독립 서점 Dog Eared Books (900 Valencia), 부티크 카페, 고급 레스토랑. Tartine Bakery (600 Guerrero)는 2002년 이 동네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국 체인이 되었다. 오후 3시인데도 크루아상을 사려는 줄이 있다. $6.50짜리 크루아상. Mission Street 타케리아의 $3 타코와 비교된다. 이 두 거리 사이의 거리는 겨우 100미터. 그러나 경제적 거리는 엄청나다.


마크 주커버그 거주지로 유명한 Dolores Park로 걷는다. 16 에이커의 경사진 공원. 오후 햇살 아랫사람들이 피크닉을 즐긴다. 그런데 공원 안에서도 공간은 비공식적으로 구획되어 있다. 남서쪽 언덕은 "Hipster Hill"—테크 워커, 밀레니얼, 와인과 치즈 피크닉. 남동쪽은 "Gay Beach"—LGBTQ+ 커뮤니티. 북쪽은 라틴 가족들과 축구하는 아이들. 모두가 같은 공원을 이용하지만, 보이지 않는 경계가 있다.



공원 한쪽에서 Dolores Park Cafe (501 Dolores)가 보인다. 2007년 오픈 당시, 이 카페는 Mission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5 커피"가 젠트리피케이션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지금은 Dolores Park 문화의 일부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이곳에서 커피를 사는 사람과 사지 못하는 사람 사이의 경계는?


Clarion Alley (Valencia & 17th St)로 간다. 골목 전체가 벽화로 뒤덮여 있다. Chicano Movement의 유산이다. 1970년대부터 Mission의 정체성을 표현해 온 공공 예술. 그런데 지금 벽화들의 메시지는 더 절박하다. "Stop Gentrification." "No Evictions." "Mission for the People." 이 벽화들은 투쟁의 기록이다.


Mission District는 성공한 동네다. 활기차고, 창의적이며, 문화적으로 풍요롭다. 그러나 이 성공은 질문을 동반한다. 누구의 성공인가? 원래 주민들이 쫓겨나고, 임대료가 두 배로 오르고, 스페인어 간판이 영어로 바뀌는 것. 이것이 성공인가, 대체인가?



3. AI 산업 지구: 새로운 중심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Dogpatch: 제조·디자인·테크의 혼합

Mission에서 Muni 27-Bryant 버스를 타고 동쪽으로 향한다. Third Street를 따라 내려가며 도시의 분위기가 또 바뀐다. 더 조용하고, 더 낮은 건물들, 그리고 바다가 가까워지는 느낌.


Dogpatch에 도착한다. 이 동네의 이름은 19세기 조선소 노동자들이 기르던 개들에서 유래했다. 1850년대부터 Union Iron Works(훗날 Bethlehem Steel)는 이곳에서 군함을 만들었다. 1920년 이 조선소는 Dogpatch 주민의 50%를 고용했다. 아일랜드, 독일, 이탈리아 이민자들의 노동자 동네였다.


조선소는 1990년대 문을 닫았고, Dogpatch는 쇠퇴했다. 그러다 2000년대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이 저렴한 창고 공간을 찾아 들어왔다. 2010년대 테크 붐과 함께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되었다. 지금 Dogpatch는 "산업적 시크(Industrial Chic)"의 미학을 가진 동네로 변모했다.


Museum of Craft and Design (2569 Third St)는 2013년 Dogpatch로 이전했다. 작지만 정교한 박물관이다. 장인정신, 수작업, 디자인을 중심으로 한 전시.


Third Street를 따라 걷는다. Neighbor Bakehouse (2343 Third)는 목재 화덕으로 베이글을 굽는다. 주인 Greg Mindel은 James Beard Award 준결선에 올랐다. $5 베이글, $7 샌드위치. 아침 출근 시간에는 테크 워커들로 붐빈다. Piccino (1001 Minnesota)는 이탈리안 farm-to-table 레스토랑이다. Healdsburg에 자체 농장을 운영한다. 저녁 예약은 일주일 전에 해야 한다.


Crane Cove Park (1450 15th St)로 간다. 2019년 개장한 7 에이커 공공 공원이다. 옛 조선소의 거대한 크레인이 보존되어 있고, 공공 해변이 있다. 오후 햇살 아래 개들이 뛰어놀고, 가족들이 바비큐를 한다. 아름다운 공원이다.


Mission Bay: 연구·의료·AI

Third Street를 계속 북쪽으로 걷는다. Mariposa Street를 넘으면 Mission Bay다. 풍경이 완전히 바뀐다. 고층 콘도, 반짝이는 오피스 빌딩, 넓은 보도, 계획된 공원들.


Mission Bay는 1999년 시작된 거대 프로젝트다. 303 에이커의 옛 철도 조차장과 산업지대를 재개발했다. 핵심은 UCSF Mission Bay 캠퍼스다. 윌리 브라운 시장과 UCSF, Catellus Development가 협력한 랜드마크 딜. 시와 Catellus가 토지를 기부하고, UCSF가 연구 캠퍼스를 건설했다.


2003년 첫 건물 Genentech Hall이 개관했을 때, Mission Bay에는 바이오테크 기업이 단 1개였다. 2013년 100개를 넘었다. 2025년 현재는 150개 이상이다. 이것은 계획된 혁신 클러스터의 성공 사례다. OpenAI 오피스 (1455 Third St) 앞을 지나간다. 2023년 10월 Uber로부터 서브리스한 공간이다. ChatGPT를 만든 곳. 건물은 평범한 Mission Bay 오피스 빌딩이다. 특별한 표지판도 없다. 보안이 삼엄해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


왜 OpenAI는 Mission Bay를 선택했을까? UCSF 의대와의 협력 가능성(메디컬 AI). SoMa보다 저렴한 임대료. 그리고 Hayes Valley에서 시작한 AI 스타트업이 시리즈 A/B 투자를 받으면서 "스케일업"하는 공간으로서의 Mission Bay.


근처 Chase Center가 보인다. 2019년 개장한 Golden State Warriors의 홈구장. 18,000석 규모. 농구 경기뿐 아니라 콘서트, 컨벤션 등 연 200회 이상 이벤트를 연다. 바로 옆이 Uber 본사 (1725 Third St)다. 대규모 캠퍼스. 2019년 입주했지만,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확대로 일부 공간은 비어 있다.


Mission Bay를 걸으며 느끼는 것: 이곳에는 동네가 없다. 건물들은 새롭고 깨끗하다. 공원들은 잘 관리된다. 그러나 우연한 만남이 일어나는 카페, 주민들이 아는 체하는 코너 상점, 오래된 바,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 그런 것들이 없다.


대신 이곳에는 기능이 있다. 연구, 의료, 스타트업, 스포츠. Mission Bay는 성공적인 계획도시다. 그러나 계획은 동네를 만들지 못한다. 동네는 시간과 우연과 사람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



SoMa와 Salesforce: 테크 랜드마크의 야망

Third Street의 끝, King Street를 지나면 SoMa(South of Market)다. 샌프란시스코 테크 산업의 전통적 심장. 2010년대 Twitter, Uber, Airbnb, Salesforce가 이곳에 본사를 두었다.


Salesforce Transit Center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Mission Street와 Fremont Street 사이, 2018년 개장한 이 거대한 복합 교통 시설은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재생의 핵심 프로젝트였다. $2.2 billion이 투입되었고, "Grand Central of the West"를 표방했다. AC Transit, Golden Gate Transit, Greyhound 등 11개 버스 회사가 이곳을 이용한다. 지하에는 Muni 버스 터미널이 있고, 미래에는 Caltrain과 California High-Speed Rail이 들어올 예정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인프라는 아직 완성되지 못했다. Caltrain 연결은 지연되고 있고, 1층 상업 공간은 상당 부분 공실이다. 팬데믹 이후 출퇴근 인구가 줄면서 예상했던 이용객 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 트랜싯 센터의 옥상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Salesforce Park다. 5.4 에이커의 공중 정원으로, Salesforce가 25년 $110 million에 명명권을 구입한 공공 공간이다. 나무, 벤치, 산책로, 작은 카페까지. 지상 약 21미터 높이에 떠 있는 이 공원은 점심시간이면 직장인들로 붐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공원으로의 접근이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 올라와야 한다. 그러나 두 건물만은 브리지를 통해 직접 연결되어 있다. 하나는 Salesforce Tower (415 Mission St), 다른 하나는 인접한 오피스 빌딩이다. Salesforce Tower의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바로 공원으로 걸어 나올 수 있다.


Salesforce Tower는 61층, 326미터.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2018년 완공. 저녁이 되면 LED 조명 아트워크가 건물 외벽을 수놓는다. 멀리서도 보인다. 도시의 랜드마크.


Salesforce 창업자이자 CEO인 Marc Benioff는 트랜싯 센터 명명권 거래에 깊이 관여했다. 명명권 계약은 타워 건설과는 별도로 진행되었다. TJPA가 2015년 운영비 충당을 위해 명명권을 공개 입찰했고, 2017년 Salesforce가 선택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기업 마케팅이 아니다. 공공 인프라에 민간 자본이 결합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Salesforce는 명명권 대가로 연간 $3.28 million(4년 차부터)을 지불하며, 이는 트랜싯 센터와 공원의 연간 운영비 $20 million 일부를 충당한다. 성공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트랜싯 센터의 이용률이 올라가고, 주변 개발이 활성화되면 이 모델은 성공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Salesforce Tower 주변을 걸으면 팬데믹의 흔적이 여전히 보인다. 1층 소매 공간의 공실, 점심시간인데도 한산한 거리, 문을 닫은 카페들. SoMa의 오피스 공실률은 여전히 25%를 넘는다. 많은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유지하거나 공간을 축소했다.


Anthropic (500 Howard St)도 이 근처다. OpenAI의 경쟁사. Claude를 만든 회사. 2023년 9월 이 빌딩에 입주했다. OpenAI보다 더 도심 입지를 선택했다. 브랜드 가시성과 인재 채용에 유리하다는 판단.


4. 다시 Union Square로: 동네 도시의 미래

저녁 7시, Market Street를 따라 동쪽으로 걸어 Union Square로 돌아온다. 아침과는 다른 풍경이다. 가로등이 켜지고, 레스토랑에서는 저녁 식사 손님들이 보인다. 광장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있다.


하루 종일 약 13킬로미터를 걸었다. Union Square에서 출발해 Market Street, Hayes Valley, Haight-Ashbury, Mission, Dogpatch, Mission Bay, SoMa를 거쳐 다시 Union Square로. 물리적으로는 순환이지만, 이해는 누적되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금 실험 중이다. 강한 동네 도시가 글로벌 테크 수도가 되면서도 동네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Mid-Market이 보여준 것은 명확하다. 대형 앵커 테넌트 몇 개로는 동네를 만들 수 없다. 동네는 주민과 일상, 커뮤니티와 시간의 축적으로 만들어진다.


Mission Bay는 다른 교훈을 준다. 계획은 기능적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지만, 동네를 만들지는 못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다. 모든 공간이 동네일 필요는 없다.


샌프란시스코는 완성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도시는 동네를 버리지 않는다. 그것이 샌프란시스코가 샌프란시스코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