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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Feb 15. 2020

포틀랜드 일기

포틀랜드 일기는 2020년 1월 16-20일 방문한 포틀랜드의 로컬씬에 대한 단상입니다.



2020년 1월 16일 목요일


저녁 시간에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후 금방 나가지 않고 한 시간 정도 공항 상가를 구경했다.


공항에서도 로컬을 즐길 수 있도록 로컬 브랜드 상가를 조성한 시정부의 배려가 고맙다.








터미널에서 우버를 호출하니 여기로 오라고 한다.


차를 배정하지 않고 순서대로 다음 차를 타는 전통적인 택시 승차 방식이다.


우버는 자차 이동 중심의 미국 도시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서울에서 필요한 서비스인지 확산이 안선다. 





이번에도 호텔은 역시 다운타운에 위치한 혹스톤 호텔(The Hoxton)이다.


위치, 가격, 품질, 스타일 등 딱 노매드 학자와 어울린다.


방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발견한 루프탑 라운지 바 Tope 토피의 게스트 셰프 일정이다.


역시 브루클린, 오스틴 등 다른 힙스터 도시가 등장한다. LA는 의외다.





2010년 1월 17일 금요일



미처 약속을 못 잡은 벤처 포틀랜드(Venture Portland)를 무작정 찾아갔다.


다행히 친절한 직원을 만나 좋은 정보를 많이 얻었다.


포틀랜드는 도시를 50개 지역상권으로 나눠 상인회와 주민단체를 통해 상권 활성화를 지원한다.


벤처 포틀랜드는 상권을 관리하기 위해 시에서 설립한 중간지원조직이다.



벤처 포틀랜드 근처에 위치한 환경단체 이코 트러스트(EcoTrust)의 로컬푸트 생태계 지원 단지(Redd on Salmon Street)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 로컬 농부, 식당, 세프, 유통 기업을 지원하는 단체다.


한국도 환경 단체와 같은 임팩트 투자가가 로컬 창업을 지원하면 좋겠다.







Serendipity 1.


도시여행자가 천직이라 생각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우연적 발견(Serendipity)이다.


이번에도 사우스이스트 포틀랜드(Southeast Portland)를 걷다가 포틀랜드 스쿨에 등장하는 코아바 커피 매장을 발견했다.


오리건에서 대나무 산업을 개척하는 뱀부 레볼루션(Bamboo Revolution)과 이름이 명확치 않은 디자인 기업이 매장을 공유하는 말 그대로 복합문화공간이다.




친구 만나러 친구가 PSU에서 주최하는 중국 관련 세미나에 갔다.


나는 세미나 내용보다는 관중 구성이 더 흥미로웠다.


우리는 포틀랜드를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다문화 도시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요 도시 중 백인 비중이 가장 높은 도시다.


이렇게 100프로 백인 장년층으로 구성된 관객은 처음이다.




Serendipity 2.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북 보헤미안 역사 편에 등장하는 귀스타브 쿠르베(Gustav Courbet)의 자화상을 포틀랜드 미술관(Portland Museum of Art)에서 만났다.










오리건 역사 박물관(Oregon History Museum)에서는 항상 새로운 사실을 배운다.


오리건 목재와 수산업은 스칸디나비아 이민자, 수산물 가공업과 광산은 아시아 이민자, 목축은 바스크 이민자의 산업이었다고 한다.









도시의 흥망성쇠.


오리건 베이커 시티(Baker City)는 1900년 오리건에 세 번째로 큰 도시였다고 한다.


그 도시의 유태인 비즈니스 커뮤니티가 도시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박물관 설명이 인상적이다.








Serendipity 3.


4시에 만나기로 한 친구의 사무실 건물 1층에서 또 우연히 포틀랜드 스쿨에 등장한 로컬 브랜드 리스트레토 로스터즈 커피(Ristretto Roasters Coffee)를 만난다.






 




학자의 일.


친구가 일하는 경제연구소다.


오리건 대학 경제학과 교수들이 창업했다는 민간 도시개발 연구소다.


앞으로도 연구로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을 다시 다짐한다.






호텔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굿즈 판매대에서 만난 에코백이다.


정말 듣던 대로 여기는 일년 내내 비 내리는 도시인가 보다.








2020년 1월 18일 토요일



포틀랜드로 연구년을 온 제자가 포틀랜드 랜드마크 앞에서 광주 아웃도어 브랜드 아일랜드 리서치 홍보 사진을 찍어줬다.


교외에 사는 제자는 다수의 포틀랜드 중산층과 마찬가지로 힙스터 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큰 관심이 없다.








홍보사진 촬영 후 포틀랜드 동네 탐방에 나섰다.


오늘 간 곳은 노스이스트 포틀랜드(Northeast Portland)다.


브로드웨이 스트리트(Broadway Street) 주변에 형성된 상가는 화려하지 않은 중산층 주거지의 상가다.


포틀랜드 스쿨에 등장한 독립서점 브로드웨이 북스(Broadway Books)를 처음 찾았다.





닉네임도 많고, 슬로건도 많은 도시가 포틀랜드다.


이번에 처음 본 슬로건이다.


Traditionally Untraditional.


반전통이 전통이다,라고 번역하면 되겠다.


Keep Portland Weird 테마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로이드 센터(Lloyd Center).


브로드웨이 바로 남쪽에 포틀랜드 도심에서 가장 큰 쇼핑몰이다.


예상대로 텅 비었다.


아름다운 아이스링크도, 도심 접근성도, 주변 골목상권도, 트렌디한 슬로건도 몰락하는 쇼핑몰에는 백해무익인가 보다.





브로드웨이 스트리트에 위치한 대형 수제 맥주 체인 맥메나민스(McMenamins)의 매장에서 맥주 한잔 했다.


별로였다. 프랜차이즈는 별 수 없나 보다.


길 건너 보이는 와인숍에서 매그넘 사이즈 오리건 피노누아 한 병 샀다.


다음 포틀랜드 학파 모임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2010년 1월 19일 일요일


노숙자, 마리화나, 동성애는 보수적인 한국 사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포틀랜드 문화다.


유니언 스테이션(Union Station) 옆에서 만난 고급 노숙자 텐트다.


텐트 주인도 멋쟁이다.


포틀랜드시는 거리 노숙을 허용한다.


그것이 노숙자 문제 해결 방안인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작은 도시 큰 기업의 포틀랜드 챕터의 거버를 장식한 Working Playing 네온 사인이 꺼져있다.


이 건물을 떠난 것 같다.


더 좋은 곳으로 이전했기를 기원한다.


도시여행자는 낙천적인 현실주의자다.


영원할 것을 기대할 만큼 낭만적이지 않다.





오후 내내 파웰 북스에서 책을 찾고 책을 읽었다.


힙스터 중심지인 포틀랜드에 의외로 반문화 관련 책이 많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힙스터 바이블이 뭔지 모르겠다. 힙스터는 공부를 안 하나?


카운터 컬처 책을 찾는다고 하자 나이가 지극이 든 안내원이 이 책을 추천한다.


현대 사회에서 왜 카운터 컬처가 필요한지를 설명하는 책이다.




비 로컬 김혁주 대표가 서울에서 열심히 찾는 책의 원서다.


로컬 소비, 로컬 생산의 다음 단계로 로컬 투자를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첫 단계 로컬 소비도 걸음마 수준인데...








미국 네플릭스(Neflix)에서 포틀랜드 문화를 풍자한 코미디 시리즈 포틀랜디아(Portlandia)를 찾았다.


포틀랜드에서는 핫한 젊은 여자가 모두 안경을 낀다고 한다.


울림이 큰 문장이다.








1월 초 창원에서 만난 샘 애담스(Sam Adams) 전 시장을 포틀랜디아(Portlandia)에서 만난다.


주인공들이 포틀랜드 시장을 만나는 장면에서 샘이 시장 비서실장으로 나온다.


실제 그는 포틀랜드 시장 비서실장으로 오래 일했다.








2020년 1월 20일 월요일



아침 일찍 출장지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공항 가는 길에 우버에서 찍은 스틸 브리지(Steel Bridge)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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