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미래 논쟁의 중심에 진입했다. 그런데 이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 빠졌다. 그들은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
언론 보도는 희망적이지 않다. 온통 패배주의와 편 가르기로 채워져 있다. 88만 원 세대에서 N포 세대까지, 86세대 패권주의에서 수도권 30% 청년 이기주의까지, 모두 청년의 절망과 기성세대의 이기주의를 토로한다.
과연 청년들이 작금의 세대론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정부 보호와 재분배를 통한 기득권 진입을 원할까? 청년 현장은 다양한 목소리와 트렌드를 발신한다. 분노와 재분배 요구가 청년 문화를 대표하지 않는다.
청년 문화의 본질은 ‘경제 안정’과 ‘+α’ 욕구다. 코로나 전에는 언론이 +α를 부각했다면, 코로나 후에는 경제 안정과 +α 욕구의 표출을 동시에 주목한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미래가 불안해지면서 경제 안정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하지만 장기적인 트렌드는 여전히 +α다. +α가 무엇인지 알면, 청년 경제의 미래가 보인다. +α는 크게 세 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가 스타트업 혁신이다. 가상경제, N잡, 중고품 거래, 미술품 분할 투자 등 청년들은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도전하고 성공한다.
두 번째 판은 라이프스타일 혁신이다. 청년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은 기성세대와 다르다. 공동체 조직이나 스케일업을 요구하는 기성세대의 바람과 달리 그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며 운영할 수 있는 소기업을 창업한다. 라이프스타일 혁신은 삶의 방식에 그치지 않는다. 일의 방식, 연대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마지막이 로컬 혁신판이다. MZ세대는 지역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성세대 문화로부터 자유로운 장소로 인식한다. 어디에 살든 그곳을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 지역 자원을 연결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지역 창업 모델로 부상한다.
스타트업, 라이프스타일, 로컬, MZ세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탈물질주의다. 기성세대가 경쟁, 신분, 조직, 노력을 강조하는 물질주의 세대라면, 청년세대는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탈물질주의 세대다. MZ세대 흐름의 근간은 세계사다. MZ세대가 선진국이 탈산업화 과정에서 경험한 탈물질주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다.
탈물질적 MZ는 이처럼 나다움으로 새로운 일과 삶의 방식을 개척한다. 스타트업 경제, 라이프스타일 경제, 로컬 경제 등 미래 산업을 개척하는 기업가 세력이다.
MZ세대에서 탈물질주의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정치에서 생성된 2-30대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 20대 남성 중심의 반페미니즘, 기성세대가 부추기는 분배주의도 존재한다. 네 가지 중 어떤 가치가 MZ세대의 중심 가치가 되는지가 한국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출처: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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