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도시는 어디입니까?

by 골목길 경제학자

안녕하십니까? 연세대학교 모종린입니다. 반갑습니다. 라이프스타일과 도시, 관심 있으신 주제인지 궁금합니다. 골목길을 좋아하시면 오늘 강의의 취지를 금방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골목길을 안 좋아하시면 조금 생소하실 수 있는데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가볍게 들어주시면 됩니다.

제가 2014년에 라이프스타일 연구를 시작했는데 만약에 그때 이런 주제로 강연을 했으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셨을 것입니다. 저게 무슨 소리지, 하고요. 지금은 그 반대입니다.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고, 이게 경제, 경영에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용감하게 라이프스타일과 도시라는 주제를 잡아봤습니다. 도시의 미래의 말씀 드릴 텐데 조금 들으시면 느끼실 것입니다. 우리나라 미래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모던도시, 포스트모던 도시


질문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의 도시는 어디입니까? 좋아하는 도시가 어떤 도시인지요. 제가 여러 도시를 A와 B, 이렇게 병렬로 나열해봤습니다. 주로 외국 도시인데 이렇게 쌍으로 보시면 됩니다. 뉴욕에 가시면 맨해튼과 브루클린, 두 지역 중에 어느 지역을 더 좋아하시는지. 지금 젊은 사람들 사이에는 미국의 북서부, 노스웨스트 지역의 도시들이 굉장히 인기가 많습니다. 시애틀과 포틀랜드, 둘 중 어느 도시가 더 좋으신지.

이렇게 내려가 보겠습니다. 일본에서는 도쿄가 좋으신지, 아니면 교토가 좋으신지. 도쿄에서도 긴자와 기치조지가 다른 분위기인데 어느 쪽이 좋으세요? 유럽에서도 파리와 런던 같은 큰 도시 아니면 상대적으로 작은 베를린이 더 좋으신지. 북유럽도 굉장히 인기가 많은데 북유럽들 중에서도 스웨덴의 스톡홀름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조금 더 작은 덴마크의 코펜하겐이 더 좋으신지.



도시의 미래를 생각할 때 A로 갈지, B로 갈지를 우선 결정해야 합니다. 사실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우리가 이 선택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A는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 중심지입니다. 큰 건물, 큰 기업들이 모여있는 도시고, B는 조금 작은 건물, 작은 동네들이 모여있는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단순화하면 A는 강남과 비슷하고 B는 홍대나 이태원과 비슷합니다. 도시 계획 차원에서 보면 A는 신도시에 가깝고 B는 도시재생 쪽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도시재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B 쪽으로 가고 싶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근본적인 질문부터 하고 도시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 시발점으로 A, B를 제시했습니다. 개념적으로 보면 A는 모던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첨단 도시 인프라가 중요하고 대형 건물, 대형 단지, 대기업이 많이 있고, 비즈니스 중심적인 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스마트 도시나 이데아 도시, 이쪽으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B도시는 포스트모던 도시입니다. 걷고 싶은 거리가 많고 개성 있는 마을들이 아기자기 모여 있으며, 새 건물도 있지만 작고 오래된 건물도 많은 도시. 여기에는 작은 가게들, 소상공인, 도시에서 창의적인 일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모여있습니다. 이 도시는 리처드 플로리다가 말하는 창조도시에 가깝고 라이프스타일이 좋아서 사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기 때문에 라이프스타일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A, B도시 중 우리가 딱 하나만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 말씀드렸지만 뉴욕에는 A도 있고 B도 있고, 서울에도 A도 있고 B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발전 시각에서 보면, 우리나라에 A도시가 될 수 있는 도시는 많지 않습니다. 서울, 부산 정도? 나머지 도시는 B가 더 바람직한 모델이 아닐까요? 서울 안에서도 A는 A대로 발전해야 되고 B는 B대로 발전해야 되는데. 말씀드렸듯이 우리가 한 번도 그런 결정을 안 내리고 한 지역에서 A 사업도 하고 B 사업도 동시에 하다 보니까 혼란스럽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부록: A, B 도시와 연관된 도시학 개념


A, B 도시는 도시재생 관련해 한국 원도심이 지향해야 하는 도시 모델이 무엇인지를 질문하기 위해 만든 분류 방식입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A, B 도시는 도시학의 많은 개념, 모델과 연결돼 있습니다. A 또는 B 도시를 선호한다는 것은 도시학의 어떤 모델을 선호하는 것일까요? 계획성, 역사성, 경제성, 사회성, 도시구조 등 다양한 기준으로 도시를 분류하면, A와 B 도시는 일관되게 각 기준에서 서로 상반된 모델을 대표함을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들 기준 중 도시 선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라이프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프스타일과 도시의 미래’는 라이프스타일 성향에 따라 개인의 도시 선호가 갈린다고 가정합니다.


다른 영역은 테이블 자료만 보셔도 이해할 수 있으실 것 같지만, 중간계급 기준은 따로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도시의 계급을 상층, 중간층, 하층으로 나누면, A 도시의 중간층은 임금 근로자, B 도시는 자영업자 또는 소상공인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 도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B 도시는 소기업 중심의 창조산업과 리테일 산업에 친화적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