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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Feb 13. 2022

청주와 충주의 상권

청주와 충주는 여행이나 골목상권 씬에서 많이 거론되는 지역은 아니다. 아직 여행지로 인식되지 않은 탓인 것 같다. 하지만 골목상권 상황은 양호한 편이다. 적어도 보고서를 작성한 2019년에는 그랬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충청도답게 소리 없이 할 일 다 한다? 말하고 나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청주와 충주,  두 도시 다 대학도시다. 그리고 수도권은 아니지만 수도권에 준하는 준수도권 입지다. 아마도 대학도시와 준수도권, 이 두 이유에서 도시와 청년 문화는 뒤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전망도 밝다고 말하기 어렵다. 딱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특징이 무엇인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




청주를 대표하는 골목상권은 수암골, 향리단길, 소나무길이고 충주는 관아길이다. 수암골은 현재 카페거리가 형성되어 있는 곳으로 젊은 층이 방문하여 SNS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활기를 되찾게 된 상권이다. 향리단길은 청주향교 앞으로 직선도로가 길게 뻗어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여러 가게들이 위치해 있다. 특히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탄생한 오뉴월 가람신작, 대성비디오 등 복합문화공간이 앵커스토어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상권이다. 소나무길은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중앙동 상권 활성화 사업에 선정되어 공예예술 창작센터, 청소년광장, 대안학교 등 문화∙예술 인프라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충주 관아길은 원도심 충주관아를 중심으로 형성된 골목상권이다.


1) 수암골 카페거리

수암골은 우암산 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 전쟁 이후 달동네로 유명했다. 청주 골목상권 중 가장 최근에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벽화가 그려진 벽화마을과 테라스를 갖춘 카페들이 거리를 이루고 있다. 부산의 감천마을, 통영 동피랑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벽화마을 명소다. 언덕 위에 거리가 형성된 만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도록 옥외영업이 시범적으로 허용된 곳이기도 하다.


수암골 카페거리

근처에는 표충사(기념물 제17호, 이인좌의 난에 대항한 위인들의 충절을 기리기 위한 사당)와 광복 후 학교의 근대 건축 양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성여자중학교 강당(구 청주대학교, 등록문화재 제351호)이 있다. 언덕 아래로 조금 걸어 내려오면 3.1 운동 독립선언에 참여한 충북 출신 민족 대표 5분의 동상이 있는 삼일공원을 방문할 수 있다.


2013년부터는 수암골에 예술촌을 만들어 작가들의 작업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폐가 재활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했으며 지역 주민이 주가 되어 마을 공동체(마실)를 형성하기도 했다. 예술촌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체험을 제공하며 전통예술을 전파하는 체험실습교육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방문객들을 위한 여러 행사도 진행되고 있으며 2019년 봄에는 ‘수암골 봄 스케치’ 행사를 개최하여 공예 체험, 버스킹 등 많은 즐길거리를 선사했다.


수암골의 문화자원은 풍부한 편이다. 쇠퇴하던 수암골을 살리기 위해 2007년 벽화마을이 조성되었고 2012년엔 예술촌이 만들어지면서 예술인이 공동으로 운영하던 생활문화 공동체 ‘마실’이 생기기도 했다.


임대료 측면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벽화마을이 생기고 예술촌이 조성되면서 작가들을 불러들였으나 루프탑 카페가 유행하면서 예술가들과 원주민들이 점점 내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접근성 측면에선 원도심인 성안길, 소나무길 일대(중앙동 및 성안동)로부터 약 2km 정도 떨어져 있어 물리적 거리가 먼 편은 아니나 언덕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도보로의 접근성이 조금 아쉬운 편이다. 시내버스로는 정류장이 언덕 아래 대성여자상업고등학교에 있어 버스로도 한 번에 도착하기는 어렵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옥외영업 허용 시범지구로 지정된 것이 특징이다. 고도가 높은 지대에 있어 청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카페레체 김승범 대표를 주축으로 영업주들은 옥외영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4년 동안 주장해왔다. 이에 2019년 4월부터 수암골에 있는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영업은 옥외영업을 할 수 있게 허용했다.


수암골의 경쟁력은 카페거리와 예술촌 정체성이고 앞으로 이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예술가들이 수암골을 떠나면서 예술촌 정체성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예술가들을 다시 집적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청주시가 수암골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문화시설이나 공예공방 거리를 유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수암골의 세대별 업종은 2세대(커뮤니티 기반 문화산업) 업종 분포 없이 1세대(F&B) 업종 중심으로 구성돼있다. 1세대 중에서도 카페가 23곳으로, 그다음으로 개수가 많은 베이커리와 공방에 비해 10배가 많다. 서울의 앞선 골목상권에 비해 아쉬운 점은 2세대 업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청주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과 야경을 생각할 때 프라이빗 다이닝 등 같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성격의 업종이 들어올 필요가 있다. 또 예술가 X 소상공인 공동 작업도 장려해야 할 사업이다. 코워킹 스페이스, 살롱, 갤러리 등 예술가와 소상공인이 협업할 수 있는 2세대 업종이 늘어나야 한다.


2) 향리단길

향리단길은 청주향교에서부터 시작되어 충북도청까지 이르는 긴 직선거리를 의미한다. 향리단길의 시작에는 유형문화재 제39호인 청주향교가 있다. 조선 태조 때 창건한 것으로 추정되며 지금은 시민 교양 교육을 위한 교육장과 전통 혼례식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청주향교로부터 내려오다 보면 등록문화재 제353호인 충청북도지사 구 관사가 있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충북문화관이 이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향리단길

향리단길에는 오래된 구옥을 리모델링한 가게들이 특징이다. 충북 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추진된 ‘대성로 122’ 프로젝트는 향리단길 지번인 대성로 122번길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충북의 문화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문화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복합 문화공간뿐만 아니라 시각,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방문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는 가람신작과 대성비디오가 향리단길에 위치해 있으며 운천동에는 시각 콘텐츠를 제공하는 ‘B77’이, 서문동에는 음악 콘텐츠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 ‘지직’이 있다. 최근에는 청년 문화예술기획팀 ‘우주개구리’와 향리단길에 위치한 ‘Room 122’에서 충북 예술 작가들의 드로잉 전시를 열기도 했다.


C-READI 분석에서 주목해야 할 자산은 향리단길의 정체성이다. 향리단길의 정체성은 역사적 문화재로부터 나온다. 청주향교와 충북도지사 관사 등 문화재가 주변에 분포해 있고 최근 뉴트로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문화가 준비된다면 향리단길의 상권은 더 발전할 수 있다.


향리단길에서 시행되었던 ‘대성로 122 프로젝트’는 기업가정신이 반영된 사업이다. 지역주민이 주도적으로 콘텐츠의 생산과 소비에 참여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접근성 측면에서 향리단길은 원도심인 성안동, 중앙동과 가까워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청주시청 제2청사와 충북도청에서도 도보로 이동 가능하며 향리단길을 지칭하는 직선거리가 약 500m이기 때문에 한눈에 둘러보기가 쉽다.


도심에서 도보 이동이 가능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중심 상권에서 직선으로 이동하기 어렵고, 그 중간에 도청이 가로막고 있어 보행자가 걸으며 볼거리가 부족한 점이 향리단길의 접근성을 저해한다. 내부 접근성도 개선해야 한다. 주요 상업시설 간 간격이 넓어 보행자의 관심을 유지하기 어렵다. 주요 거점 간 보행로를 확충하고 여기에 추가 상업시설을 유치해야 상당 시간 걸으면서 즐길 수 있는 상권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리단길은 오래된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공간을 재탄생(Design)시켰다. 대표적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는 ‘가람신작’은 영업이 종료된 한정식 식당을 개조한 곳이다. 따라서 향리단길은 전통문화자원, 역사적 문화재를 즐기면서 복합문화공간에선 예술 콘텐츠를 향유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향리단길의 한계는 아직 이 상권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는 점과 전체적인 상업시설의 개수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상권에 맞춤화 된 가게들을 키우는 기획자 등 다양한 민간, 그리고 민간협력 상권 활성화 사업이 필요하다. 코워킹스페이스, 로컬 편집숍, 복합문화공간 등 2세대 골목상권 업종의 진입도 향리단길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3) 소나무길

소나무길은 원도심인 중앙동 성안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부터 시작되어 청주 도시재생 지원센터까지의 직선거리를 의미하며 넓게 상권을 파악하면 소나무길 플리마켓 Flea market이 열리는 길을 중심으로 사각형 모양으로 되어있다.


소나무길


소나무길 주변에는 충북 등록문화재 제350호로 등록된 주성교육박물관(구 청주 공립보통학교 강당)이 있다. 충북에 현존하고 있는 제일 오래된 학교 건물로 현재는 교육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주변 성안길에는 청주관아의 중심 건물로 사용됐던 청녕각(유형문화재 제109호)이 있다.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소나무길 상권 내에 개관하면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소나무길은 문화예술 특성화를 통한 지역 활성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그 옆으로는 1968년까지 열차가 운행되었던 구 청주역(현재는 청주역사공원으로 재조성)이 있으며 이때 사용되었던 옛 철도도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소나무길은 민∙관 협력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부활한 대표적인 곳이다. 2006년엔 차 없는 거리를, 2009년부터 2010년에는 청소년 광장을 조성해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도 소나무길의 부흥에 많은 기여를 했다. 2011년 주민들은 도시재생 기금 8천만 원을 마련해 도시재생신탁업무센터 운영에 직접 나섰고 빈 점포를 저렴하게 임대를 내주어 예술 작가들을 끌어들였다.


예술작가들이 모이면서 소나무길을 대표하는 플리마켓이 생겼다. 매년 3월 마지막 주부터 11월 마지막 주까지 주말마다 플리마켓이 열리며 다양한 공예 작가들이 참여한다. 올해에는 고려, 조선 시대의 문화재와 청주 읍성을 소재로 한 2019 청주 문화재 야행이 성안공원과 중앙동 소나무길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또 중앙동의 문화예술 관련 인프라를 공유하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을 교육하는 대안학교 역시 소나무길에 위치해 있으며 중앙시장이 상권 내에 있다.


C-READI 분석에 중요한 정체성으로는 원도심 문화를 들 수 있다. 중앙동에 위치한 소나무길은 성안동에 있는 성안길과 더불어 원도심 문화를 지니고 있다. 쇠퇴해가던 원도심을 살리기 위해 2011년부터 플리마켓을 오픈했고 청소년문화광장, 청소년문화센터 등 다양한 연령대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플리마켓은 청주 작가들의 공동체 문화가 녹여진 지역 커뮤니티로 기능하고 있다.


소나무길의 임대료는 수암골이나 신도시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편을 유지하고 있어 젊은 창업가들과 예술가들의 진입이 용이하다. 또 중앙동 상인회의 주도적인 참여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문화예술 산업을 통해 소나무길의 상권을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소나무길은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성안길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어 성안길에서 넘어오는 인구가 많으며 입구에 버스 정류장이 있어 대중교통으로도 접근이 쉽다. 플리마켓이 열리는 소나무길 중앙도로는 차 없는 거리로 바뀌면서 보행에 용이하게 디자인되었다. 최근에는 청주시가 행정안전부에서 주관한 2020년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소나무길을 포함한 중앙동 일대는 교통약자 배려, 보행 위험요소 제거 등을 통해 보행자 중심의 안전하고 쾌적한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결국 소나무길은 원도심으로서 문화를 유지하며 동시에 문화예술 중심지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도시재생 지원센터(도시재생 HUB센터)가 중앙동 내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원도심인 중앙동에 위치해 있는 만큼 소나무길은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274 가게가 운영 중에 있다. 1세대와 기타 업종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나 2세대 업종이 미흡한 것이 특징이다. 소나무길은 성안길과 더불어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카페나 이태리 식당 등은 어느 정도 입점해 있으나 브루어리가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또 2세대 업종 내 다양성이 부족하다. 수암골과 향리단길과의 이동이 쉬운 점, 근처의 문화재나 볼거리 등이 다양한 점을 고려할 때 2세대 업종인 커뮤니티 호텔이 들어와 청주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 기능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동인구가 많고 주거인구보단 직장 인구가 많은 곳인 만큼 코워킹스페이스나 살롱이 생기면 상권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예전에는 저렴하였으나 최근 상권이 뜨면서 임대료가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중심 도로가 아닌 곳에 위치한 상가들은 비어 있는 곳들이 보이기도 한다. 골목상권 전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2세대 골목 업종이 들어와 그들 중심으로 소나무길 상권과 맞는 가게들을 유치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한 방안이다.


4) 충주 관아길

관아길은 1998년 성내동과 충인동이 통합하여 개칭된 성내·충인동 안에 위치한 관아공원 주변으로 형성되어 있는 길들을 뜻한다. 과거엔 관아와 관아길이 충주의 정치, 경제, 행정,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최근에는 문화, 예술, 상업의 핵심 상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관아길 상권은 아래와 같다.


관아길

2017년에는 중소벤처사업부의 청년몰 조성사업 공모사업을 신청하였으며 그 결과 성내동 일대에 청년 상인들을 위한 청년몰 상가건물이 생겼다. 충주시 관아4길 15에 위치한 ‘청춘대로’에는 카페, 복합문화공간, 공방 등 청년창업자가 운영하는 다양한 상점이 입점했다. '청춘대로'는 관아골 상가의 활력을 제고하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교육, 컨설팅, 마케팅 등의 지원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과 경영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춘대로’ 건물 앞에서 플리마켓이 열리기도 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청춘대로, 관아골 상인회가 함께하는 행사로 충주 로컬 상인들과 소비자를 연결해주고 상인들의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또 원도심인 만큼 중앙 어울림시장이 성내·충인동 안에 있으며 그 주변으로 자유시장, 무학시장 등 전통시장들이 형성되어 있다. 한 블록 건너편에 위치한 관아5길에서도 ‘담벼락장터(담장) 플리마켓‘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지역 청년상인모임인 보탬플러스협동조합과 ‘세상상회’ 등 충주와 다른 지역 로컬 상인이 참여해 관아길에 사람을 모으고 다른 지역과도 연결되는 행사다.  


관아길 일대 주요 기관으로는 충주문화회관, 충주교육청, 충주우체국, 충주경찰서 중앙지구대, 법무부 청주보호관찰소 충주지소 등이 있다. 문화유적으로는 충주읍성, 청녕헌, 충주 제금당, 산고수청각, 충주성 축성 사적비, 서회보 선정비, 성내동 부재, 성내동 보호수(500년 된 느티나무)가 있고 유서 깊은 관아공원이 있다.


성내∙충인동 및 성서동 내에는 충주시의 대표 번화가인 ‘젊음의 거리’가 있어 젊은 이들의 방문이 많다. 충주관아를 둘러싸고 있던 충주읍성,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등 역사적 문화재가 풍부하다. 골목상권으로 발전할 만한 문화자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관아길 상권 분석을 위해 방문한 결과 ‘세상상회’를 중심으로 관아5길, ‘청춘대로’가 위치한 관아4길 등 충주관아가 있는 성내동에 매력적인 가게들이 집중되어 있다. 성서동은 ‘젊음의 거리’를 중심으로 주말에는 1-20대 유동인구가 대부분으로 방문객의 연령층이 낮아 보였다. 그러나 골목에 있는 상점 대부분은 프랜차이즈나 옷 가게였고 문을 닫은 가게도 많았다. 성서동에서는 개성 있는 가게나 눈에 띄는 맛집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임대료 측면에선 관아골 상인회와 정부의 협력으로 조성된 ‘청춘대로’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청춘대로’는 입점하고자 하는 청년 창업가들에게 저렴하게 공간을 임대해주고 있다. 상가 접근성 역시 뛰어난 편인데 충주 공용버스터미널 및 충주역에서 20~30분 내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착할 수 있다.


원도심이었던 만큼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데 이런 유휴공간을 디자인을 통해 재탄생시킨 것도 관아길의 특징이다. ‘청춘대로’가 있는 건물 역시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상업 공간으로 변화한 곳이다. ‘젊음의 거리’는 청주 소나무길과 마찬가지로 보행 환경 개선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원도심의 대표적 문제인 협소한 골목, 주차장 부족 등의 문제는 해결이 필요하다.


따라서 관아길은 ‘청춘대로’에 입점한 청년 상인들과 공예, 공방 예술가들을 중심으로 한 상권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문화재를 이용한 소품(사진, 메모지 등 문구류)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관아길에도 1세대 업종들은 다양하지만 2세대 업종의 다양성이 비교적 부족한 점이 관아길의 한계로 지적될 수 있다. 충주 내에 공방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워킹 스페이스, 살롱 등이 생기면 상인 및 창업가들 간 네트워크가 돈독해질 것이다. 청년창업 플랫폼인 ‘청춘대로’에는 젊은 창업자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 로컬 음식을 개발하는 연구소, 문화예술 아카이빙, 공예공방 등이 입점해 충주의 로컬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혁신적이 골목길 사업자가 들어와 관아길에 맞는 가게들을 육성하면 더 매력적인 상권으로 성장할 것이다.




충북의 골목상권 자원은 다른 소도시 중심의 광역단체에 비해 풍부하다. 문제가 있다면, 충북 골목상권이 모두 상권 발전 단계상 1단계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그중에서도 카페가 1세대 업종의 중심 업종으로 파악된다. 골목상권이 지속 가능하게 발전하려면 커뮤니티 비즈니스 성격의 2세대 업종이 늘어나야 한다. 향후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에 2단계 업종 유치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골목상권이 청주와 충주에 집중된 것도 정책 과제다. 충북의 핵심 골목상권으로 파악된 6개의 상권의 50%(소나무길, 향리단길, 수암골)가 청주 상당구에 위치한다. 충주의 관아길 상권은 성내동을 중심으로 관아4,5길에 매력 있는 청년 가게의 입점이 늘어나고 지역민과 외부 사람을 끌어들이는 구심력이 커지고 있다.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상권 내 앵커스토어의 역할이 중요한다. 상대적으로 앞선 서울의 골목상권을 보면, 상권에 적어도 2-30개의 앵커스토어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충북 골목상권에도 상권별로 눈에 띄는 앵커스토어가 보인다. 수암골에서 옥외영업을 처음 시도한 카페레체는 수암골을 지금의 카페거리로 만든 첫 가게다. 향리단길의 옛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복합문화공간 가람신작은 대성로 122길에서 여러 문화적 실험을 진행하며 조용한 거리에 청주 작가와 아기자기한 상점거리를 활성화시켰다. 관아길의 카페 세상상회는 일본식 목조가옥과 한옥 구옥 2채를 아름답게 재생시킨 공간에서 충주 상인과 아티스트, 외지인을 모으는 관아5길의 앵커스토어다. 하지만 모든 충북 골목상권에서 더 많은, 특히 2세대 앵커스토어의 진입이 필요하다.


골목상권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 정체성이다. 충북의 핵심 골목상권의 정체성은 공통적으로 문화자산이다. 수암골은 카페거리와 예술촌 거리의 정체성, 향리단길은 역사적 문화재와 복합문화거리 정체성, 소나무길은 원도심 문화와 문화예술 중심지 정체성, 관아길은 원도심 정체성과 성내동 공방 문화 정체성을 먼저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충북 골목상권이 서울 홍대의 독립문화와 이태원의 외국인 문화와 같은 대체하기 어려운 특색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국의 많은 골목상권이 충북과 마찬가지로 전통문화와 문화예술 기반으로 경쟁하기 때문이다. 골목의 정체성과 가치를 발견하며 발전시키려는 정책 대안과 지역 커뮤니티의 노력이 충북 골목과 지역을 변화시킬 것이다. 결론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충북은 단기적으로 이미 시작된 골목상권 중심으로 로컬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공 모델을 충북 전역에 확산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출처: 세계화연구센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로컬 크리에이터와 충북 경제,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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