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골목길 경제학자 Feb 13. 2022

북한 문화 기반 로컬 크리에이팅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팅은 북한에도 중요합니다. 북한이 개방된다면 북한의 열린 경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투자, SOC, 교육? 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북한과 북한 주민의 미래를 위해서 더 중요한 것은 자생적인 지역발전 기반입니다. 자연 자원과 '값싼 노동력'만으로는 그 기반을 구축하기 어렵습니다. 북한 지역도 남한의 소멸 지역처럼 중앙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자원을 활용한 창조적인 미래를 개척해야 합니다.


남한 지역의 로컬 크리에이팅을 주도한 것은 골목상권입니다. 북한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열리면 북한 도시의 건축물은 훌륭한 레트로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별 특별한 이유가 없습니다. 오랫동안 외부와 격리되어 고유의 방식으로 진화한 북한 도시와 도시 건축은 그 다름 자체로 많은 사람의 관심과 호기심을 끌 것입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지금도 북한 도시 디자인과 건축에서 영감을 얻는 예술가와 사업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남한은 어떻게 북한의 개방을 준비해야 할까요? 전반적인 상황은 부정적입니다. 남한 사회는 탈북민을 창조인재로 육성하기는커녕 그들의 소외 계층화에 속수무책입니다. 그래도 희망은 보입니다. 남한에 남은 실향민 문화, 북한 문화를 재해석하는 기업가, 예술가, 건축가에서 로컬 크리에이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 문화 기반 로컬 크리에이팅이 (아주 제한적이지만) 이미 시작된 거죠.


2019년 2월 10일  

통일 북한이 핫플이 될까요? 멜버른 책방에서 북한 일상의 디자인을 모은 닉 보너의 문제작 Made in 조선을 발견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선수들은 이미 북한 도시재생을 준비합니다.






2019년 3월 24일 

한식 셰프의 필독서 - 전주 국립무형문화원 도시관에서 무척 궁금했던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향토음식편을 대출해 읽고 있습니다. 함경도가 고향인 장인의 닭비빔밥, 고향 홍성에서 자주 접했던 상어찜, 미꾸라지회 등 추억의 음식이 많네요. 처음 듣는 음식 중 구미가 당기는 것을 추려봅니다. 피문어죽 (전라도), 호박만두 (평안도), 꽁치된장구이 (경기도), 배추잎장아찌 (경기도), 꿩김치 (경기도), 애저 (전라도), 꼬막회 (전라도), 굴비노적 (전라도), 메뚜기뽁음 (경상도), 배추적 (경상도), 해파리회 (경상도), 붕어포 (경상도), 꼴두기튀김 (경상도), 돼지비탕 (황해도), 돼지족조림 (황해도), 고수김치 (황해도), 오이토장국 (평안도), 가지김치 (평안도), 고등어회 (함경도), 콩나물김치 (함경도), 대구깍두기 (함경도), 황골엿 (강원도), 모과구이 (충청도), 앵두화채 (강원도), 천도복숭아화채 (강원도).


2019년 5월 15일

평양엔 구도심이 살아 있을까?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가 평양 주석궁과 인민대학습당에서 영감을 받아 1984년 짓기 시작했다는 인민궁전. 1989년 혁명 이후에는 국회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다. 다행히도 그가 재개발한 곳은 인민궁전과 주변 지역이다. 도심 다른 지역은 구도심이 보전됐다. 평양 상황이 궁금해진다. 한국전쟁 당시 연합군 폭격으로 북한의 원도심은 사라지고 새로 건설됐다고 하는데...




2019년 8월 9일

새로운 음식문화를 개척하는 연남동의 실험정신이 북한음식에까지 미쳤습니다. 오늘 북한음식을 연남동 감각으로 재해석한 북녘식당 친친을 다녀왔습니다. 메뉴는 북한 현지 음식 그대로입니다. 다르다면 분위기와 프리젠테이션입니다. 어떤 분은 홍콩 뒷골목의 작은 식당 같다고 하십니다. 저는 모던북한식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한식 전반에 불고 있는 모더니즘의 북한 버전입니다.




2019년 9월 7일 

도시의 계절 - 오늘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2019년 서울도시건축비에날레 <평양다반사> 전시입니다^^. 평양의 일상을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데요, 저는 평양 일상용품을 전시한 평양콘비니 방이 좋았습니다.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평양 도시 문화를 있는 그대로 감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네 #집합도시 #서울마당 #평양다반사 #2019서울건축문화제  @ 서울도시건축전시관




2020년 6월 6일  

6년 천하? 시에서 구로 축소된 도시는 본 적이 있지만 시에서 동으로 ‘전락’한 도시는 처음입니다. 거제 장승포 이야기입니다. 장승포는 1904년 일본 수산업 전진기지로 시작해 일제 강점기 1938년에는 읍으로 승격된 남해안의 주요 도시였습니다. 1989년 드디어 시로 승격된 장승포는 1995년 거제와 통합되면서 딱 6년 만에 거제시 장승포동으로 내려앉습니다. 그럼 시청은 어떻게 됐을까 궁금했습니다. 검색해 보니 시청이 철수한 후 방치됐다가 2000년대 초반 대형 주상복합을 건설하기 위해 철거됩니다. 안타까운 것은 시청 부지가 개발 포기로 아직 공터로 남아있다는 사실입니다. 조금 더 버텼으면 재생 대생 건물이 됐을 텐데요. 일본 흔적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리사촌으로 불리던 식민이주어촌 자리가 지금의 신부동입니다. 적산가옥이 3채 정도 남아있는데 하나는 로컬 크리에이터 그룹 ‘공유를 위한 창조’가 편집숍 오픈을 위해 리모델링하고 있고, 또 한 채는 지역에서 유명한 함흥냉면집 건물입니다. 신사터가 남아있다는데 가보지 못했습니다. 6.25 흔적도 남았습니다. 피난민을 치료하게 위해 세브란스 병원이 사용한 임시 진료소 건물이 폐허로 남아있습니다. 학교가 이 건물을 보존하는 것이 맞는데요. 산업화 시대, 조선산업 호황 때 지금 기준으로는 원룸 역할을 한 ‘개미 건물’도 남았고요. 정작 없는 것은 조선입니다. 거제 곳곳에 성터는 남았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이유는 모르지만 장승포는 중식이 발달했고, 수산물로는 대구, 장어, 복어, 멸치가 많이 잡힌다고 합니다. 새벽 시장에서 본 까치복어는 복어탕으로 시식했습니다. 그런데 까치복어는 고기가 적어 회로는 못 먹는다고 합니다. 방문 목적인 ‘공유를 위한 창조’의 거제 사업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장승포 #천화원 #대성식당 #공유를위한창조 #홈포레스트 #아웃도어라운지밗


2021년 2월 28일 

역사에 만약이 없다지만 한국 지역을 고민하면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만약에 분단이 안됐다면, 지역성이 강했던 평양, 함흥, 신의주, 청진, 원산 등은 독자적인 산업 기반으로 독립적으로 발전했을 것 같습니다. 개성이 남았다면, 개성이 어느 정도 서울을 견제했을지 모릅니다. 휴전선이 한강 입구를 막지 않았다면, 즉 서울이 항구 도시로 남았다면, 남한의 서울 집중은 지금보다 더 심하지 않았을까요? 오늘은 두 번째 가설 개성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유독 장사의 기본이라는 세일즈에 강한 오래된 기업을 보시죠.  개성 기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성 기업들은 1960-70년대 산업화에 참여하지 않고 소비재 분야에서 견실하게 실력을 쌓았습니다. 작가 홍하상은 2004년 저서 '개성상인'에서 아모레퍼시픽, 에이스침대, 삼립식품, 신도리코, OCI, 오뚜기식품, 한일시멘트, 한국제지, 삼정펄프, 한국야쿠르트, 대한유화, 녹십자, 세방여행사, 한국화장품 등 (무려) 14개 기업을 개성 기업으로 소개합니다. 개성 기업 없는 한국 소비재 산업은 상상하기 어려운 거죠. 그래서 저는 개성이 남한에 남았다면 자생적인 지역 산업으로 서울을 견제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한국은 보다 균형적으로, 보다 다양하게 발전했을지 모른다 생각합니다.


2021년 12월 16일 

지방에 그리 많이 가도 사 갖고 오는 물건은 많지 않습니다. 예외가 있다면 속초 가자미식해입니다. 함경도에서 오신 장인 덕분에 처갓집에서 이북 음식 많이 먹었는데요, 장인께선 가자미식해는 속초산만 드셨습니다. 가자미식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다고 하는데 저희 집에선 소울푸드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먹고 자란 아이들도 좋아합니다. 한국 지역발전, 왜 자꾸 어려운 것만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쉬운 거부터 하죠. 강릉에 비해 속초는 특산품과 지역 음식 브랜드화가 저조합니다. 전통 식품을 브랜드화하고 이를 식가공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하는데요, 속초를 대표하는 식문화는 단연 북한 음식입니다. 속초에서 리조티를 운영하는 롯데호텔이 만든 속초 북한음식 기행 기사를 첨부합니다. 저라면 지역마다 전통기술학교를 만들어 지역 요리, 농업, 섬유, 공예 기술을 복원하고, 졸업생 중 자질 있는 사람의 로컬 창업을 지원하겠습니다. 학생들과 졸업생이 만든 '작품'을 시식하고 판매하는 공간, 요즘 말론 로컬 편집숍도 운영하고요. 속초는 북한음식학교가 좋겠네요. 북한 음식 전통에도 불구하고 북한 음식에 특화한 파인다이닝이나 식가공 산업이 없으니까요. 이 기사에 없는 북한 음식 관련 식당이나 상점 추천해주세요.


2022년 1월 28일

설 준비가 한창인 교동도, 황해도 실향민 집단촌이 가장 큰 특색입니다. 황해도 문화가 실향민 따라 많이 유입됐지만, 그전에도 교동도는 황해도 생활권에 속했다고 하네요. 강화도는 교동도와 달리 경기도와 주로 교류했고요. 신기하죠? 그래서 그런지 강화도와 교동도는 많이 다릅니다. 해류와 유속 요인도 작용한 것 같습니다. 북쪽 황해도 연백가는 해로가 썰물 때는 거의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낮고 짧았다고 합니다.#교동 향교 #망향대 #대륭시장 #송화chips #강만장 #대풍식당 #황해도식냉면 #청춘부라보 #연안정육점 #궁전다방 #궁전식당쌍화차 #라이더카페 #파머스마켓 #로컬 #로컬크리에이터 #mbn #골목길따라그리는보물여지도 #설날 #가래떡 #교동도 #황해도 #연백군





2022년 2월 8일

모던북한식 친친이 냉면집으로 재단장했습니다. 시즌1의 대표 메뉴는 그대로 있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친친이 재현한 냉면은 2-30년대의 서울 냉면입니다. 북한식당에서 서울 냉면요? 남한과 북한이 하나임을 강조하는 걸까요? 복잡은 의미를 떠나 냉면 먹으러 갈 만큼 충분히 맛있습니다. 2021년 12월 전국의 대표 냉면집이 참여한 '냉면의 날' 축제에 당당히 참여할 정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근대 도시 수수께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