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응전과 기술사회의 미래

by 골목길 경제학자

미래 우리의 삶은 어떤 것일까? 기술이 삶을 압도하는 현재를 보면, 기술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단정하기 쉽다. 기술 대세론에 순응하면서 동시에 그 미래가 불안하기도 하다. 많은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가 경고하듯이 우리는 기술에 인간성을 뺏긴 디스토피아를 두려워한다. 기술의 도전, 과연 과학기술 디스토피아는 불가피한 것일까? 아니라면 무엇이 과학기술 디스토피아를 저지할 것일까?


과학기술 디스토피아의 대척점은 인간 유토피아다. 과학기술 디스토피아의 발흥은 필연적으로 인간 유토피아의 '저항'을 유발한다. 인간이 중심이 되는 유토피아에 대한 의지는 현실 세계에서 라이프스타일 욕구로 나타나다. 기술이 주도하는 현재에도 우리의 일상은 기술만큼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기술 도전의 궁극적인 결과는 인간의 응전, 즉 인간이 어떻게 기술의 도전에 응전하는지에 달렸다.


인간이 기술의 도전에 응전한 대표적인 시대가 1960년대다. 당시 인류가 두려워한 과학기술 디스토피아는 핵종말이었다. 당시 미국은 정기적으로 핵공격 방위 훈련을 실시할 정도로 핵 위협이 일상화됐었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젊은이들이 단순히 베트남 전쟁에 저항한 것이 아니다. 그들에게 베트남 전쟁은 핵전쟁의 서막이었고, 그 원인은 산업사회의 기술관료주의에 있었다.


1960년대 기술관료주의에 대한 응전은 평화, 자연, 공동체를 강조한 반문화 운동으로 나타났다. 반문화 운동 자체는 1970년대 초반 급격히 쇠락했지만, 그 운동이 촉발한 라이프스타일 혁신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사회를 개성, 다양성, 삶의 질, 사회 윤리를 중시하는 탈물질주의 사회로 전환했고, 인터넷, PC 등 탈물질주의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불러왔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는 기술과 인간의 상호 작용을 하이테크와 하이터치로 설명한다. 하이테크가 발전하면 할수록, 그 반동으로 보다 인간적이고 따뜻함에 대한 인간의 욕구가 늘어나는데, 그와 같은 인간적인 반응을 가리켜 하이터치라고 부른다. 동시에 정반합 원칙에 따른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융합이 시작되며 이는 인간의 물리적, 정신적 세계가 균형을 이루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하이테크의 부상이 도전이라면, 하이터치는 하이테크 도전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다. 그 응전의 결과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 결과는 하이테크와 독립된 하이터치 영역의 확장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하이터치 영역은 공정, 나다움, 삶의 질, 창조성이다. 두 번째 결과가 하이터치 하이테크의 출현이다. 인간의 하이터치 욕구를 만족하는 하이테크가 하이터치 하이테크(착한 기술, 인간화된 기술)다.


이 책은 집과 일(직주), 리테일, 도시 등 3대 라이프스타일 영역에서 하이테크와 하이터치의 상호작용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설명한다. 다른 미래학자와 달리 필자는 하이테크가 아닌 하이터치에서 기술사회의 미래를 찾는다. 하이테크의 반작용으로 등장하는 하이터치, 그리고 이를 수용하는 하이터치 하이테크, 다시 말해 하이터치와 하이터치 하이테크로 구현되는 라이프스타일의 응전을 기술사회 혁신의 동력으로 주목한다.


Photo by Andrea De Santi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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