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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목길 경제학자 Apr 07. 2024

크리에이터 타운 목포

크리에이터 타운 목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첨단산업만이 아니라 고용을 창출하고 청년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필요성에 발맞춰, 학계에서는 창조도시와 창조산업 개념을 강조해 왔다.


창조산업은 지역 고유의 특성과 장소성에 기반하여 리테일, 스몰 브랜드, 콘텐츠 혁신을 이끄는 크리에이터 중심의 산업을 포함한다. 크리에이터 산업이 특정 장소, 예컨대 원도심의 골목지역에 집중되는 것은, 이 산업이 장소성에 기반한다는 특징 때문이다.


한국 내에서 크리에이터 경제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면, 크리에이터 산업에 적합한 입지를 갖춘 지역에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을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의 '크리에이터'는 단순히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국한되지 않다. 로컬 크리에이터, 오프라인 크리에이터, 온라인 셀러 등 지역 기반의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이 산업의 핵심 구성원으로 간주된다.


크리에이터가 모여 사는 지역을 '크리에이터 타운'이라 칭하며, 이는 중소도시나 읍면 소재지 등 다양한 지역에서 구현될 수 있다. 중소도시에서는 규모가 있는 크리에이터 타운을, 읍면 소재지에서는 로컬 콘텐츠에 특화된 크리에이터 타운(로컬 콘텐츠 타운)을 조성하여 지역의 특색과 경제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크리에이터 타운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이 일정 수준의 문화자원과 건축 환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은 지역 경제와 문화를 재생하기 위한 창의적이며 지속 가능한 길을 제시한다.



한국의 중소도시 중 목포는 크리에이터 타운 조성에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이곳은 자연, 문화, 환경, 전통, 건축 등 크리에이터들을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크리에이터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목포의 크리에이터 타운은 단순한 공간 조성을 넘어서 목포 전체에 대한 통합적인 컨셉, 중심가로 조성, 로컬 콘텐츠와 앵커기업 발굴, 크리에이터 생활환경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목포시가 원도심 컨셉을 크리에이터 타운으로 잡는다면, 이를 상징하는 중심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중심가로의 상징성

중심가로의 선택은 그 거리가 지닌 압도적인 경관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목포 시내에 위치한 목포근대역사관에서 시작해서 남쪽으로 연장되는 해안로173번길은 중심가로로서 개발하기에 이상적인 위치와 경관을 제공한다.


이 거리가 과거 일제 강점기 동안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는 듬성듬성한 건물 배치와 가로수의 부재로 인해 다소 황량한 인상을 준다. 과거 1970년대까지 가로를 아름답게 장식했던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이제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러한 공간을 활성화하고 가치를 더하기 위해서는 목포근대역사관과 같은 앵커 시설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포근대역사관은 현재 중심가로 후보지의 북쪽 끝을 장식하고 있으며, 유사하게 남쪽 끝에도 이에 상응하는 앵커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안로173번길의 소금창고 자리에 자리 잡은 카페 베이커리 '송자르트'의 개장은 이 길이 중심가로로서의 잠재력을 한층 높여준다. 한 블록 규모로, 갤러리와 공연 시설을 갖춘 이 카페는 중심가로의 중간 지점에서 앵커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하여, 신안호 유물과 같은 압도적인 콘텐츠가 시내에서 4km 떨어진 위치에 있는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가능하다면 이러한 중요한 유물을 시내로 이전하여, 중심가로 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삼는 것이 목포의 문화적 가치와 관광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중심가로 주변의 건축 자원에 대한 의미를 탐색하는 것은 또한 중요하다. 목포의 원도심이 적산가옥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불란서 주택, 스페인식 기와집, 소금창고 등 1950년대 이후 유행한 다양한 건축 양식들을 분류하고 설명함으로써, 원도심의 건축 자원 다양성을 부각하고 이를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크리에이터 타운 기반 시설

목포시가 수협공판장 재생 사업을 통해 보리마당 일대에 예술가 마을을 조성하고자 하는 계획은 크리에이터 타운 비전을 실현하는 중요한 첫 단계가 될 수 있다. 이는 목포를 창조적이고 문화적인 중심지로 변모시키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크리에이터 타운 목포를 상징하고 그 구심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목포와 같은 규모의 도시에서는 다양한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는 '종합적인' 크리에이터 타운이 적합하다. 목포의 로컬 자원을 적극 활용하여 산업화를 추진하는 크리에이터의 역할도 중요하다. 목포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생활 분야 '로컬 콘텐츠의 타운화'에서 출발해야 한다.


수산물과 건어물과 같은 지역 생활문화 자원을 현대적인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게 재해석한 콘텐츠를 원도심에 집중시켜, 이를 새로운 로컬 브랜드 자원으로 개발해야 한다. 목포 원도심에는 이미 홍어, 민어, 건어물을 로컬 콘텐츠로 사업화한 로컬 크리에이터 기업들이 활동한다. 지속 가능한 로컬 콘텐츠 생태계를 위해 로컬 메이커스페이스가 로컬 콘텐츠 사업자에게 콘텐츠와 사업화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크리에이터 타운의 성공에 있어 결정적인 요소는 라이프스타일의 정립이다. 목포에서 크리에이터들이 추구할 수 있는 생활방식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창조산업과 크리에이터 산업의 글로벌 허브인 캘리포니아가 캘리포니아 라이프스타일을, 일본의 대표적인 항구 도시 요코하마가 쇼난 라이프스타일을 각각 표방하는 것처럼, 목포 역시 지역의 환경과 문화를 반영한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개발해야 한다. '아일랜드 리서치'라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통해 전남 지역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는 광주의 컬처네크웍스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크리에이터 타운 목포는 단순한 창조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적, 경제적 재생을 이끌며,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로컬 콘텐츠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을 제공한다. 이러한 접근은 목포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도시들에게도 창조산업을 통한 지역 재생의 모범 사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에이터 타운 논의의 의의

창조산업과 크리에이터 산업에 대한 논의는 현대 경제와 문화에서 중요한 주제다. 두 개념 모두 지역 경제의 활성화, 고용 창출, 문화의 다양성 증진, 그리고 혁신을 추구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두 용어가 종종 교차하여 사용되기도 하므로, 각각의 개념을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창조산업은 경제활동에서 창의성, 지식, 정보를 주요 자원으로 사용하여 경제적 가치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을 말한다. 이는 예술, 디자인,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며, 문화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창조산업은 지역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적 재능을 활용하여 경제적 성장과 사회적 포용성을 증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크리에이터 산업은 창의적 개인이나 그룹이 콘텐츠를 생성, 공유, 그리고 수익화하는 활동을 포함하는 넓은 범위의 경제 활동을 말한다. 이 산업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함께 크게 성장했으며, 오늘날에는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활동뿐만 아니라, 오프라인과 로컬 커뮤니티에서의 창의적 활동도 포함한다.


오프라인 크리에이터는 물리적 공간에서 창의적 활동을 하는 개인이나 그룹이다. 이들은 공간, 예술 전시, 공연, 워크숍, 팝업 스토어 운영과 같은 형태로 대중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오프라인 크리에이터의 활동은 커뮤니티 구축, 직접적인 경험 제공, 그리고 창의적 아이디어나 제품을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특정 지역 또는 커뮤니티에 기반을 둔 창의적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지역의 문화, 역사, 자원을 활용하여 독특한 콘텐츠나 제품을 만들며, 이를 통해 지역 경제와 문화의 활성화에 기여한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 공예품 제작, 지역 문화를 반영한 콘텐츠 제작, 지역 사회와 연계한 이벤트나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의 창의성을 표현한다.


크리에이터 산업은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로컬 차원에서 다양한 형태의 창의적 표현과 경제 활동을 아우르며, 개인의 창의력과 새로운 기술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창출한다. 이 산업은 개인의 창의력을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목포에서 크리에이터 타운을 조성하려는 계획은 이러한 창조산업과 크리에이터 산업의 결합을 통해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는 지역 고유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적 재능을 활용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고용 기회를 제공하며, 동시에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창조산업과 크리에이터 산업에 대한 논의는 목포의 사례에서처럼, 지역 발전 전략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이점을 도모할 수 있는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접근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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