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사실이다.
한 숨 가득 후배가 업무 수첩을 던지듯 책상위에 내려 놓았다.
회의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커피 한 잔 하자는 사인을 보냈다.
끄응 하고 일어나는 후배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다.
텁텁한 습기로 무거운 공기, 실외기의 비명소리로 가득한
2024년 여름 옥상에 나란히 섰다.
"과장님, 5년 뒤에 저는 뭐하고 있을까요?"
나는 무심한듯 내 뱉었다.
"여기 보고 있잖아."
후배의 더 깊은 한숨.
너무나 싫은 내색에 내가 미안해 진다.
나는 너였고, 너는 나일 것이다.
하지만 서로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면,
노동해방이나, 생산적 자유를 얻을지 모를일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