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면대 윗구멍 마개 갈기"
어제 세면대에 뭐가 툭 떨어져 있길래 봤더니, 세면대 위쪽에 달린, 물 넘치지 말라고 있는 구멍 마개였다. 그래서 다시 끼워 놨는데, 저녁에 보니 또 떨어져 있었다. 다시 끼우려고 보니 지지대가 삭아서 끊어져 있었다. 솔직히 조금 많이 당황했다. 그걸 부르는 명칭도 몰랐고, 그게 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해보지 못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것도 따로 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구매 하루 만에 배송이 왔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조심히, 입구도 조금 세척해 주고, 새것으로 교환을 했다.
사소하고 정말 별 것 아닌 일이지만, 어쩐지 새로운 것을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런데 기분이 조금 묘했다.
이런 걸 교환해줘야 하는지 조차 몰랐다. 내가 눈치도 채지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가 계속해 오던 일이겠지. 그런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보통의 자식들이 다 그렇듯, 겨우 내 방이나 청소하면서 생색이나 냈다. 혼자만의 공간을 갖는 즐거움만 생각했던 나에게, 그 공간을 온전히 책임지는 일이 결코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은 빠르게 다가왔다. 온갖 곳에 쌓이는 먼지와 얼룩, 쓰레기, 빨래... 엉망이 되는 건 정말 순간이었다.
생각해 보니 혼자만의 공간을 갖게 되면서, 처음 알게 됐고, 처음 해보게 된 집안일들이 정말 많았다. 청소기의 먼지통을 주기적으로 비워줘야 한다는 것, 화장실은 조금만 방치해도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것, 싱크대는 가끔 물을 틀기만 해도 물때가 끼고 지저분해질 수 있다는 것, 자잘한 집안일들은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것, 왜냐면 반복적으로 해줘야 하는 일이라 원래 끝이 없는 것이니까.
아직도 생각지도 못한 집안일들이 가끔씩 이렇게 튀어나온다. 한 사람이 보통의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번거롭고 번잡한 것이다. 이 번거로움과 번잡함을 지금까지 나 대신 누군가가 짐 지고 있어서 몰랐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