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남겨 놓은 말들에 대하여

2025년 11월 5일

by 리움

5시 56분. 6시가 다 되어 간다. 오늘은 정말 머릿속이 텅 비었다. 어떤 이야기의 소재도 떠오르지 않는다. 단어, 문장, 뭐 하나라도 잡히면, 무언가로도 남겨 놓을 텐데.


그래, 사실 이런 날은 꽤 많다. 억지로, 불필요한, 쓸데없는, 반복적으로, 남겨 놓은 말들을 보며, 굳이 이렇게 까지 남겨 놓으려 하나,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그냥, 올해의 약속이다. 매일, 단어 하나라도 남겨 놓자고, 언젠가 다 지워질지언정, 한 문장이라도 오늘을 남겨 보자고.


11월에 들어서며, 정성껏 남겨 보자고 또 하나의 약속을, 스스로에게 했다. 조금만 더 의미 있는 문장을 만들어 보자고, 조금만 더,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도록.


아직도, 그런 문장들은 남기지 못했다. 아직도 손끝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거품들을 다 털어내지 못하여서. 잔뜩 부풀린 서술들을 비워내지 못하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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