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가능한 세상에서 콩 한쪽의 의미
'콩 한쪽도 나눠 먹으라'는 속담이 있다. 나도 가끔 아이들에게 형제는 작은 것도 나눠 먹어야 하는 거라며 다툼을 중재할 때 이 속담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득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이 문장을 바라보니 이건 성장이 불가능했던 시절에나 통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속담은 작은 것도 나누는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교훈을 주고자 하는 속담이지만 그런 교훈적인 측면이 아닌 문장 자체만을 놓고 비판적 사고를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 글을 써본다.
성장이 불가능했던 시절엔 콩 한쪽 이상으로는 더 기대할 수 없기에 가지고 있는 콩이라도 나눠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성장이 없던 세상에서 성장이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물론 세상은 가파르게 성장한 순간들과 성장이 둔화되는 시기가 늘 반복되며 공존해 왔지만 인류의 역사 전체를 놓고 보면 성장이 없던 '성장 0'의 세상에서 성장이 가능한 '성장 무한대'의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아직 부족하지만) 건설적이고 냉철한 CEO에 잠시 빙의해 이 속담에 도전장을 내밀어 보자면, 나는 콩 한쪽이 있으면 이걸 나눠 먹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도 너도 반쪽씩 먹고 그다음이 없으니까. 그럼 어떻게? 나는 이 콩 한쪽을 3개로 늘리겠다. 그리고 반쪽만 먹을 뻔했던 이에게 1개를 통째로 주고 내가 2개를 가지는 것이다. 그 다음 내가 가진 그 2개 중 1개는 다시 3개로 늘릴 수 있는 사람에게 준다.
그렇게 총 6개의 콩이 시장에 생기게 만드는 것.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는 콩 한쪽을 놓고 어떻게 공평하게 똑같이 나누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그 콩을 3개로 4개로 늘리며 성장할 수 있는 사람에게 계속 기회를 주는 것 같다. 물론 콩 한쪽도 나눠 먹을 줄 아는 훌륭한 인성은 당연히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또 어떤 콩을 심어야 할지. 콩 1개를 3개로 만들려면 내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콩 얘기가 나온 김에 또 다른 콩 속담이 떠오르는데....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하니 어떤 인풋을 제공해서 어떤 의미 있는 아웃풋을 만들어 낼지. 생각의 힘을 계속 길러보자.
자꾸 콩콩 거렸더니 오늘 아침부터 심장이 콩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