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를 만나다

10살 생일파티에서

by Riley

10살 조카 생일로 가족이 모였다. 왼쪽 가슴에 강아지 얼굴 로고가 그려진 파랑녹색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조카는 식당 앞에서 나에게 강아지처럼 신나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조카에게 10년을 살면서 언제가 가장 행복하냐고 물었다. "지금"이라는 조카의 단호한 대답. 즉흥적인 대답 치고는 어린 나이에 "지금"의 농도에 대한 인식이 또렷한 것 같았다.


10년간 살아본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다. "그냥 그래." 토핑을 잔뜩 얹은 딸기 아이스크림과 탄산소다를 번갈아 먹고 있는 조카의 무심한 듯한 대답이 귀여우면서, 이번에도 역시나 확신에 찬 표정과 말투에서 꼬마 철학자의 평온한 포스가 느껴졌다.


지금 여기를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알며, 생일날 가족들과의 식사와 아이스크림을 먹는 즐거움에 집중하며 삶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조카가 기특해 보였다. 물론 그간 조카의 고집과 자존심으로 집안이 시끄러운 일도 있었고, 한 밤 중에 집에서 쫓겨난 적도 있었다. 이스크림은 그 울고불고 한 기억을 녹아내렸다.


아직 학교라는 작은 사회의 경험이 전부인 10년 인생이지만, 그의 무심한 듯한 대답은 더 크고 복잡한 사회를 대면해야만 하는 어른에게 잠시 신선한 힐링의 순간을 선사해 주었다. 앞으로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일들을 딸기 아이스크림처럼 즐겁게 맞이하며 성장하길 바란다.

모든 어른은 한때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그 사실을 잊지 않는 어른은 드물다.”

<어린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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