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함이 행복의 비결일까?

단순화는 어디까지?

by Riley

"단순한 삶이 행복하다." 유명한 이 문장.

이걸 삶에 적용해 보려 노력한 사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원래 사람이 단순한 생물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복잡하게 살던 습관을 바꾸는 게 힘들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단순한 삶에서 "단순함"의 범위가 생각보다 넓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하루 일과를 단순화한다. 단순한 루틴에서 나오는 일상은 자그마한 변화에서도 재미를 찾을 수 있게 한다. 아침 산책은 매일 똑같아 보이지만 날씨와 계절이 변하고 내 기분이 변함에 따라 엄청난 다름을 보게 해 준다.

집안도 단순화한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꼭 필요한 것들만 정리해 둔다. 물건을 찾을 때도 편하고, 잘 정리된 물건은 보기만 해도 기분이 정돈된다.

인간관계의 단순화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에너지를 분산시키지 않고 진정한 인생의 동반자들과 더 단단한 끈을 만들게 해 준다.

이 모든 단순화를 통해서도 단순한 인생을 만들기 힘든 이유가 있는 듯하다. 바로 내 마음의 단순화이다. 어떤 일을 할 때 떠오르는 오만가지 상반된 감정들.

아까 그 사람은 어떤 의미로 그렇게 말했을까. 저 사람은 왜 그렇게 쳐다봤을까.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저 사람은 이게 좋은데, 저게 문제야. 상대방 배려를 너무 안 하는 것 같군. 너무 뻔뻔한 것 같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지하철에 앉아있다. 옆에 아저씨가 큰 소리로 통화를 한다. 조용히 하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운전을 하고 있다. 앞 차 운전자의 난폭스러움에 화가 치솟는다. 들이받고 싶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도 순간순간 올라오는 감정이 이 정도인데, 오랫동안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은 더 다양할 것 같다. 자식을 너무 사랑하지만 어떤 때는 너무 보기 싫다는 부모의 말을 쉽지 않게 듣는 이유일 것이다.

이런 복잡한 감정들이 내 마음을 괴롭힌다면 아무리 티끌 없이 잘 정돈된 미니멀한 환경에서, 단순한 루틴을 하면서 여유 있게 산다 한들, 과연 단순한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럼,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다양한 감정을 비난하고 감정을 좀 단순화하자고 다짐해야 하나. 그건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는 억압이 아닌가.


오히려 더 뚫어지게 보고 그게 가치 없고 금방 사라져 10분 후면 기억도 안 날 실체 없음을 인정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 순간의 감정만 지나가면 그뿐, 스쳐 지나가는 감정. 스쳐 지나간 목소리 큰 아저씨, 난폭 운전자와 같은.


단순함의 대상은 내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단순히 인정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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