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일
오랜만입니다. 딴짓을 하느라 모든 글쓰기가 멈춰버린 요즘이지만, 오늘만큼은 브런치를 들어와서 끄적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7월이 다가왔으니 내일로 여행일 했던 때가 생각이 납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벌써 10년 전이라고 말해야 하는 2014년 여름, 당시 행정고시를 준비하던 저는 2차 시험이 끝난 뒤에 친구들과 내일로 여행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그렇게까지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아니었지만(한 명은 지금 연락이 아예 끊겼죠), 마침 내일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어찌어찌하다 보니 셋이 모여서 여행 계획을 짜게 되었던 것이죠. 물론 제 기억 상 2차 시험은 7월 초였고, 여행은 7월 말이었기에 우리의 계획은 7월 중순에 이루어졌습니다.
근데 여행 계획을 짜기 위해 만난 이 친구들, 4박 5일의 일정 중에 반드시 번지점프를 뛰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극구 반대를 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번지점프를 돈 내고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그렇게 친구들과 저는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약간의 마찰(이라고 쓰긴 했지만 사실 그냥 무덤덤했던 것 같습니다)이 있었고, 결국 2~3일 차의 부산 일정처럼 아예 따로 다니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왕 그렇게 된 김에 저는 6박 7일짜리로 끊어서 5일째는 평소 가보고 싶었던 안동으로 가고 6일째는 단양을 들렸다 대전으로 가서 동생 자취방에서 자고 가는, 다소 빡빡한 일정을 짜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행날이 되었고, 친구들과 지금도 기억에 남는 여행을 다녔습니다. 담양 국수거리에서 맛본 국수의 맛, 여수 밤바다를 끼고 자전거를 타며 돌아다닌 기억, 순천만에서 겪은 기가 막힌 날씨, 둘째 날 밤 부산역의 비 오는 풍경, 해무가 낀 태종대 위에서 바라본 바다, 수학여행에서 느끼지 못했던 경주의 아름다움 등등... 사진이나 그 어떤 매개체 없이도 떠올릴 수 있는 재미있는 여행이었습니다. 그렇게 4일이 지나고 5일째 되는 아침, 친구들은 번지점프를 타기 위해 다른 곳으로 갔고, 저는 안동에서 먼저 내려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이때의 혼자 다녔던 여행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혼자 여행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먹는 것에 제약이 생기고,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없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지만, 그만큼 자유롭고, 온전히 여행의 감상을 가져갈 수 있는 장점이 그 아쉬움을 모두 덮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 아쉬움조차도 같은 곳에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서 제 경험을 그대로 공유해 주면 그만큼 여행의 감동이 올라간다는 점도 있죠. 지금도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감동을 받은 경치를 품은 장소나, 괜찮은 맛의 커피와 디저트가 있는 카페는 위치를 만나면 사진을 찍고 나중에 가족, 친구, 애인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에 더 뿌듯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4년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혼자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 이렇게 방구석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커버 이미지 속 10년 전 태종대를 5년 전에도 갔었는데, 그때 다짐했던 것이 5년마다 꼭 다시 태종대를 찾아가 보자는 것이었던 만큼 올해 여름이 지나고 태종대 사진을 다시 남길 수 있게 해야겠습니다.
리르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