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앞서면 아무것도 못한다며

2024년 7월 9일, 10일

by 리르리안

날씨가 그야말로 "미쳐 돌아간다"는 느낌입니다. 어제는 미치도록 비가 오더니, 오늘 핸드폰을 고치러 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쪄 죽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덥더라고요. 하지만 남부 지방의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그렇게 늘어나는 비 피해 소식을 들으면 이게 같은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아무쪼록 다들 비 피해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이렇게 비가 오고 있지만, 제 마음속에는 '여행'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저번에 말한 부산 여행도 가고 싶지만, 일단 먼 거리를 스스로 나갈 수만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렌터카를 타고 갔던 안면도의 해변이나, 강릉 언저리를 쏘카로 돌아다녔던 기억, 친구들하고 놀러 갔던 단양과 영흥도 등 온갖 여행의 기억이 떠올라 여행에 대한 갈증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다 보니 금방 사그라들기도 하죠. 렌터카나 쏘카는 너무 비싸고, 버스나 기차는 너무 귀찮고 불편하고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된다는 문제를 많이 느낍니다. 말 그대로 "문득 떠나는 여행"이 불가능하죠. 가끔은 당일치기로 어디 잠깐 갔다 오는 것도 하고 싶은데, 대중교통으로 하는 여행은 너무 오랜 이동시간으로 불가능하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제 유튜브 알고리즘의 하나는 "전기자전거"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마침 쟁여두었던 정기예금이 만기가 되어 알을 깨고 나왔고, 돈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이왕에 이렇게 된 거 사고 싶은 걸 좀 사고 나머지를 다시 묻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전기자전거로 귀결되게 되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다양한 동영상을 보며 소유욕을 일으키기도, 달래기도 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뤄주는 영상도 있지만, 대부분의 영상이 장점이나 기능을 소개하는 것이 많다 보니 점점 매료될 수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상을 수십 개 정도 보고 구매욕을 자극한 뒤에는, 항상 인터넷에 전기자전거의 단점이나, 관리법, 도로교통법 상 자전거 운행 방법 등 여러 가지 내용을 검색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불과 10분 전까지 전기자전거를 사고 싶다는 마음이 저 검색 결과를 읽어보며 쏙 들어가죠. 너무 저렴한 건 배터리가 폭발한다는 이야기,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음에도 지방으로 가면 어쩔 수 없이 국도를 달리는 부분이 생긴다는 불안함, 자전거도 자동차처럼 주기별로 소위 기름칠을 해 줘야 하는데 전기자전거라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 등, 온갖 걱정거리가 몰려옵니다. 거기에 요즘 비가 이렇게 오고 나니 전기자전거가 일반 자전거보다 비에 취약하다는 점도 보이고요.


결국에는 마음을 접고 처음으로 되돌아옵니다. 걱정이 많아지다 보니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이다"라는 명언도 있지만, 자칫 잘못된 소비로 끝나면 안 되기 때문에 신중을 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이런 성격이 그동안 많은 낭비를 줄이고, 쓸데없는 것에 투자하는 걸 말렸기 때문에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이런 감성적인 영역에의 소비까지 관여할 때는 좀 답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살아온 게 이렇고, 바꾸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는걸요.




이럴 때 친구들하고 여름휴가 계획을 짜는 것도 괜찮은데, 이 친구들도 참 바쁩니다. 여행 가자고 계모임 통장까지 만들어놓고서는 코로나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아서 몇 년째 못 가고 있습니다. 올해는 갈 수 있을까 싶네요.


리르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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