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글을 쓴 거니, 너.

2025년 11월 14일

by 리르리안

반갑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공간에 글을 올린 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겠습니다(잠시 열어보니 6개월이네요). 여행 가서 감성에 젖어 썼던 이야기가 마지막인 것을 보니. 취업 이후로는 결국 업무에, 휴식에, 취미생활(게임, 여행)에 밀려 1년 가까이 글쓰기를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이 공간에 글을 쓰지는 않았어도, 의외로 많은 글을 브런치에서 읽었습니다. 아무래도 업무를 배우고, 필요한 지식을 찾다 보니 크롬 알고리즘에 브런치 글들이 종종 올라오더군요. 저와 같은 삶을 살았던, 저보다 앞선 삶을 살고 있는 많은 선배님들, 그들이 남겨둔 이야기, 경험, 삶, 그리고 정보. 처음에는 무심코 눌러서 보다가 어느새 연재된 전체 글을 찬찬히 살펴보는 상황까지도 가더군요.


나중에 지금 배우고 있는 일이 익숙해지고,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생겨난다면 이곳에서 나도 저 사람들과 똑같이 발자취를 남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놀랍게도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새로운 직업에서의 삶 속에서 의외로 많은 에피소드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 사람들의 삶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저도 저 나름대로 의외로 치열하게 살고, 일단 부딪혀보는 삶을 살고, 실수하고, 반성하고, 고치고, 한 걸음 나아가는 사람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제 삶 속에서 일어났던 중요한 에피소드, 뭔가 제 신원이 특정될 수도 있는 이야기 --- 학교 이야기, 직업 이야기 등은 절대 글감으로 쓰지 않는 것을 철칙같이 생각하고 글을 써왔습니다. 저는 용기가 부족하거든요. 저렇게 자기 삶을 스스럼없이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대단한 용기라는 것을 알고 있고, 저는 그 힘이 없기 때문에 제 삶을 최대한 숨기며 글을 써온 것입니다.


나름 괜찮은 --- 아무나 주는 느낌도 들지만 여기에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나름 글을 쓸 줄 아는 사람이라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약간의 자부심은 가질 수 있는 --- 필력을 가지고 있는 제가 여기에 글을 쓸 때마다 항상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던 이유가 글을 손에서 뗀 지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 알게 된 것입니다. 단순히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는, 다소 억지로 사건을 만들어 쓰는 느낌의 글은 한계가 있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나의 삶을 글로 남기는 용기는 부족했던 제가 어떻게 이 공간이 열리고 39개의 글을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써놓고 앞으로 여기에 글을 얼마나 자주 쓸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30분 정도 시간이 나서 끄적여봤는데, 다음 글쓰기는 전보다는 조금 빠르게 다가올 수 있으면 좋겠네요.


리르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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