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릴랴 Sep 26. 2024

노력하는 모습이란

정해진 시간이 끝나고 남아서 추가 공부를 하면서 학원에서 가장 늦게 나가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분들이 한분씩 나가시며 한 분이 가장 늦게까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듣기로는 제일 작업을 잘하시는 분이라고 얼핏 들은 기억이 있다. 자세하게는 잘 모르지만 그때의 감상으로는 그렇구나. 잘하는구나, 가 다였다.


하지만 자주 남아서 오래 작업을 하고 가는 것 같았는데. 역시 잘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했다.


몇 달이나 수업을 같이 들었지만 여전히 말도 한 번 안 섞어봤고 통성명도 안 해서 이름도 모른다. 가시는가 보다 하며 내 작업에 다시 몰두하고 있으려니 수고하세요, 하는 말이 들려왔다. 건네진 말에 웃으며 수고하셨어요, 라며 화답했다. 정답게 인사를 건네주는 순간에도 이름은 모르고 있다. 일부로 친해져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었고.


그래도 노력하는 모습이 참 멋진 거였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그제야 그녀가 잘한다는 것이 내 마음속에서 가치 있게 느껴졌다.


결과만이 중요한 게 아니었구나. 그런 걸 느낀다.


내가 노력하는 모습을 봐주던 사람들이 했던 멋지다는 말의 의미가 다시 새롭게 보였다. 좋은 결과를 자주 내지 못했던 노력만 할 뿐인 내 모습을 좋게 보지 않았었다. 장점이 아니고 요령이 없을 뿐인 미련한 거라고 여겼다. 좋은 결과가 없으면 노력할 가치가 없는가? 그 의문은 매우 공허한 울림이었다.



그런데 내가 보는 입장이 되어보니까. 같이 노력하면서 남아서 일을 하고 있으니까.


내 노력도 가치 있었겠구나.


정말 멋지구나 생각했다. 노력하는 모습은 멋진 모습이구나.


좋은 결과가 없어도 가치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걸 보는 사람이 있다. 나처럼 노력하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이 그걸 보고 있다.

이전 02화 가짜행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