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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데이를 이제야 안 소감

by 릴랴

발렌타인데이를 모르고 지나갈 뻔하다가 인터넷 그림을 검색해서 보는데 자꾸만 초콜릿을 선물받는 그림을 보게 됐다. 그때까지만 해도 초콜릿을 왜 주지? 좋아한다는 뜻인가? 아 이거 고백 비슷한 거네. 그림만 쭉 훑어보다가 그런데 왜 자꾸 초콜릿을 줄까? 하다가 스쳤던 게 초콜릿 주는 날? 2월 14일이란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단지 2월 14일은 나에게 2월 14일이지 다른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데 웃긴 점은 발렌타인데이라는 인식이 들자마자 14일인가 날짜를 다시 한번 체크해 봤다는 점이 조금 재밌다. 특별한 날을 특별하게 보내는 건 설레는 일이기 때문에 무슨 날, 무슨 날 하는 건 듣기만 해도 좋아하는 편이다. 좋아하는 것과는 별개로 대개 아무 일 없이 흘려보낼 때가 많지만 그 시기가 다 되어가면 그날이 다가오는구나 할 때가 많았다. 크리스마스도 겨울 동안 캐롤이나 길에 장식된 트리 같은 걸 보며 곧 크리스마스구나 했지만 막상 크리스마스 당일에 트리도 장만하지 않았고 케익도 안 샀으며 아무도 안 만나러 가고 아무 일없었던 것처럼 보낼 때가 많은데 신기한 게 오늘이 가기 전에 발렌타인데이인 걸 인식했다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초콜릿을 사 먹을까 하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는다. 당장 어제만 해도 자판기에서 코코아를 뽑아먹었던 거 같은데 말이지. 그렇지만 이런 날에는 그렇지. 글을 쓰게 되는 게 있다. 초콜릿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나서 시간이 지나서 내키면 편의점이라도 가서 초콜릿 하나 사 와서 뜯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알았어도 별생각이 안 들었다. 해피 발렌타인데이 문구 하나 쓰고 귀여운 초콜릿을 떡하니 그리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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