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feeling

좋은 건 가져오고 섞어보자 다시 새로워진다

by 릴랴

유행이 가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낭만이 된다. 지나간다는 건 추억과 함께 사라지는 게 아닌 어디선가 누군가가 꺼내서 기억해 준다는 걸지도 몰랐다. 작은 조각들을 사진에 담긴 하나의 장면은 글과 그림으로 남겨진 그날의 감정들을 후일의 누군가가 단편적으로 들여다보고 멋지고 이쁜 부분을 다시 따라 하면서 재가공되면서 다시 유행되기도 하는 것처럼.




올드한 건 그만큼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는 것. 조금의 위트와 그 시절의 낭만이 넘치도록 담겨있었다. 한물간 낡아빠진 재미없는 감성이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지만 나름대로 그 점이 멋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새로운 건 낯설기 때문에 색다르고 재미있다는 감상보다는 툭 떨어지는 거부감과 그런 건 상상해 본 적도 없고 너무 이상하고 기괴하다 말할지 모르지만 간혹 숨 쉬고 있는 시간이 너무 재미없고 고루하고 무겁게 침잠하던 사람들에게는 너무 자극적이고 재미있다고 마치 그 어떤 상상을 하고 말해도 괜찮았던 어린 시절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는 기분이 다시 들기 시작할지도 몰랐다.




도저히 왜 저런 걸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그런 말은 해본 적이 없으니까 새로워서 낯설다로 접근하며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았다.




새로운 게 색다르고 감각적이고 유행과 창의성을 불러들이지만 그것도 곧 지나서 오래되고 낡은 감성이 되어 빈티지하고 분위기 있어 고풍스럽다고 말하는 날이 왔다.




어느 쪽도 그 자체가 나쁘고 좋지 않은 건 없었다. 새로운 건 이상하고 기괴하다 기피해야 할 게 아니라 처음 만났을 뿐이었다. 천천히 시간 들여 알아보려는 노력과 시도가 필요했다. 낡고 오래된 건 고여있을 때야 썩는 거지, 시대에 맞게 감각적으로 재탄생될 때에는 항상 그렇게 새로웠다. 그렇게 좋은 부분들만을 가져와 섞고 서로를 바라보고 순환되는 것은 이전의 장점을 가져오면서 전의 낡고 고루함을 긁어내고 현재의 감각적이고 생생한 색감으로 페인트칠해 주는 일이었다.


낯선 건 편안한 걸 원하게 되면서 익숙한 것으로 시선이 쏠리고 익숙한 건 지루해하며 색다른 걸 찾게 되는 거라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는 거 아니야? 그건 앞으로도 계속 엎치락뒤치락 반복될 일이었고. 하나만 고를 필요가 전혀 없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람을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