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좋아하는 동물들을 마주할 때면 그렇다. 하나같이 말도 통하지 않고 언어로 감정을 한마디도 표현하지 못하는데도 그저 움직이는 몸짓 발짓하며 표정과 눈망울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얘는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구나.
언제부터 사람은 말로 하지 않으면 알 수 없었을까. 마음으로는 전해지지 않고 채워지지 않을 때도 많아서 자주 표현해 줘야 느낄 수 있는 거였다, 진심으로. 그게 꼭 말이 아니어도 됐던 건지도 모르지. 하지만 말이 아닌 그런 건 제일 어렵기도 하다.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진심으로 자주 웃고, 상냥한 목소리로 듣기 좋은 말을 하거나 말로 내뱉기 전에 한번은 더 생각해 보고 좋게 말을 풀어서 조금 상냥하게 말해보기, 정말 너무 좋아! 말을 해보거나 말 대신 활짝 웃어본다든가… 어려운 일 투성이다.
사람을 좋아하는 동물을 발견할 때면 우선은 고맙다. 인간도 인간이 아무 이유 없이 너무 싫을 때가 많은데 종도 틀리고 말도 하나도 통하지 않으면서 아무 이유 없이 인간을 좋아해 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