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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랴 Mar 12. 2023

썼던 글을 내버려 둔 걸 반성한다


적었던 글을 수정하고 내용을 추가해 보는 게 좋다. 내가 내 글에 자신이 없는 이유에 대해 오랜 시간 고민을 했던 건 했던 경험이나 일상의 경험이 색다르지 않아서였다. 이미 적은 글에도 끝났다고 여기지 말고 수정할 부분이나 인용할 부분이 있다면 추가해 보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글자 수가 적게 끝났던 글도 그리고 인용이나 근거가 부실해 보이는 글도 점점 탄탄한 근거와 기반을 가진 글로 차츰차츰 변해간다. ‘뭐든지 되도록이면 한 번에 끝내고 이미 했던 것은 다시 수정하지 않는다.’라고 은연중에 내가 생각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차라리 아예 수정을 해버리면 해버렸지 이미 적었던 글을 보강하는 노력 같은 건 아예 없었다. 이미 적었던 글은 본인을 포함해서 아무도 다시 봐주지 않을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탓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런 글들도 수정을 하고 좀 더 글이 추가되고 1차 2차 수정을 거쳐서 풍성하게 만든다면 그리고 그 글이 1500자에서 2000자가 넘어간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그걸 모아서 책으로 만들 수도 있는 거였다.



‘이미 끝난 거다. 한 번 만에 하자.’는 생각에 그동안 사로잡혀있지 않았나 생각을 다시 해봤다.


과거는 과거고 끝났다든지 돌이킬 수 없는 것은 마음 정리를 하고 앞을 향해 가는 게 맞는 일일 터다.


하지만 글은 다르지 않을까? 모든 것에 하나의 생각을 유지시키기보다는 그에 맞게 유연하게 사고하고 진행시켜야 좋다는 걸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 적었던 글과 지금의 생각이 극과 극으로 달라졌다면 새로운 글을 다시 적어도 좋을 것이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각도로 생각을 했고 판단을 했는지 내가 보는 관점과 가치관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변했는지 분석해 보는 용도로 글을 보는 것도 좋아 보였다. 살아간다는 것은 조금씩 개척해 나가고 변화해 간다는 뜻이지만 이전의 행적에서 배울 점이나 아름다운 것이 있다면 그것도 소중히 가져와서 현재의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모습으로 변화시켜서 같이 가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새로운 것과 과거의 좋은 것을 지금에 맞게 세련되고 트렌디하게 바꾸는 노력을 해야 했다. 지루하고 낡아 보이는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 그걸 사라지지 않게 만드는 노력은 지금의 시점에 맞게 지루하지 않게 변화시키는 데에 있다. 부족하다는 건 채워지지 않아서고 편협하다는 건 한쪽만 알아서 한쪽에만 치우쳐서 다른 방향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나쁜 일이 아니다. 서툴렀던 것이지. 지금의 시점에 와서 부족하다 여겨진다면 채워가면 되는 것이고 자신의 방향만 전부인 줄 알고 고집하고 다른 방향은 귀를 막고 듣지 않았던 게 편협한 거라면 자신의 마음이 열렸을 시기에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었다. 자신에게 시간을 충분히 주고 귀를 열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시각의 말도 귀를 기울여보고 받아들이고 사고를 유연하게 하면 될 일이다.



다른 사람이 보는 시선과 자신을 향한 평가에 신경을 덜 쓰려고 한다면 문제 될 일이 없었다. 사람은 언제나 맞는 말만 하기 힘들고 가끔은 헛소리를 할 때도 있는데 처음부터 완벽하고 아무 흠잡을 데가 없고 물론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이미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인간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그냥 지금 내 의견은 이러한데 네 이야기도 한번 생각해 보겠다. 내가 바로 받아들이기에는 너와는 성향과 생각이 조금 다른 사람이라서 네 얘기가 정말 생소하고 새롭다. 그래서 한 번에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하지만 한번 잘 생각해 보겠다. 이야기해 줘서 고맙다. 이렇게 말하면 보통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로 이어질 때가 많았다. 다른 사람이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본다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게 자신의 전체 가치를 훼손하지는 않는다. 그 부족한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이 떠나갈 수도 있고 다시는 날 보러 안 올 수도 있겠지만 그 모습에 떠나간 사람이 실망해서 떠나간다 해도 그건 그 사람 생각이고 마음이고 사정이다. 그와 내가 인연이 아니었을 뿐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점점 나아질 수도 없을 거고 발전할 수도 없을 거고 나는 그 상태로 정체된 채로 남아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떠나는 사람은 아쉬운 마음으로 손을 흔들어주면서 보내주고 새롭게 들어올 사람에게는 그것보다 더 나아진 모습을 다시 보여주기 시작하면 된다. 자신의 가능성을 다른 사람 때문에 멈춰놓고 완벽한 척하는 건 이제 그만둬야 한다. 사실 완벽한 게 아니라 모두가 하나하나 다 다르고 결이 다를 뿐이라는 걸 알아챘다면 우리가 스스로 다를 뿐만이 아니라 완전하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사람마다 자신의 고유한 색이 다르고 그걸 알아봐주어 발휘하고 빛나게 할 수 있는 것도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라서 빛나기 시작하면 그제야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알아보겠지만은 땅에 묻혀있을 때는 그게 무엇인지 무슨 씨앗이 심어져 있는지 자신밖에 모른다. 그 가능성을 아무도 모른다. 그걸 제일 잘 알고 믿어줄 수 있는 그리고 불특정 다수가 매료될 수 있을 정도로 빛을 키울 수 있는 건 그때까지 인내심을 가져야 할 건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대한 건 지금은 신경 쓰지 않는 게 좋겠다.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레이스의 앞길을 잘 봐 둬야 한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이제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의 마음이 단단해졌다면 그때부터 사람을 신경 써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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