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성
매일 아침저녁 운전을 하며 출퇴근 길에 오른다.
운전을 하시는 분들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도로 위에서 가장 위험하고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이 바로 새치기와 칼치기라고.
특히나 꽉 막힌 도로 위에서 이 차와 저 차 사이를 곡예하듯 왔다 갔다 하는 차들은 위태롭기까지 하다.
저러다 사고라도 나면 나도 손해, 남도 손해일 텐데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조금이라도 빨리 가고 싶은 마음이 행동으로 바로 나오는 것이리라.
새치기뿐 아니라 굉음을 내며 비행기의 속도를 흉내 내는 차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출퇴근길 도로 위를 달리는 차들을 관찰하며 나의 회사 생활을 떠올려본다.
원래부터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빠른 속도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더 더 빨리를 외치는 회사의 요구가 버거워지고 있다.
경쟁자들을 제치고 더 빠르게 목적지로 가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주며 조종하는 느낌이다.
남들보다 더 잘해야 하고, 더 많이 해야 하고, 더 빨리 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km로 달려 1등으로 도착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것 같다.
이런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다들 레이싱카 선수처럼 달린다.
달리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위에서 어떤 말을 해도 예스만 외치는 사람, 부하 직원들을 쥐어짜는 사람, 성과에 목숨 거는 사람 등.
미친 듯이 열심히 달려 1등을 해내는 사람과 중도 포기자들의 명암이 갈린다.
도로 위의 자동차처럼 같은 출발선상에서 달리기 시작하더라도 누군가 빨리 가면 초조해진다.
초조해진 나머지 나도 새치기나 과속을 해야 되는가 고민해 본다.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회사에서 성공하는 지름길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하지만 새치기의 결과는, 겨우 5분 빨리 도착하는 것이다.
과연 속도의 차이가 큰 결과의 차이를 만드는가 생각해 보자.
5분 빠른 도착을 위해 내 목숨을 담보로 과속을 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말이다.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방향성이다.
방향성이 확실하다면 어떻게 가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
남이 더 빨리 간다고 초조해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나만의 속도로 나의 길을 갈 수 있다.
방향에 맞게 내가 가고 있는지 확인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궤도를 수정해 나가면 된다.
새치기할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에 대한 성찰을 해야 한다.
적다 보니 오늘도 내가 나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을 두서없이 길게 쓴 것 같다.
속도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잠시 멈추고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는지 생각해 보시라는 질문을 던지며 글을 마친다.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