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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May 13. 2024

뉴진스님을 아시나요?

힙한 불교의 새 장을 열다

최근 뉴스에서 한국의 뉴진스님에게 노한 말레이시아 불교계가 그의 입국을 반대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뉴진스님이 대체 누구길래, 어떤 영향력이 있길래 다른 나라에서도 화제가 된 건지 궁금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는 올해 47세 개그맨 윤성호 님이었다. 실제 스님처럼 승복을 입고 EDM 디제잉 공연을 하는데 그게 요즘 꽤나 인기인가 보다.

예전 개그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대머리를 활용한 스님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는 실제 불교 신자이기도 하단다. 당시 법명은 일진(日進)이었으나 작년에 조계종 스님으로부터 영어와 한자를 결합한 '뉴진(New進)'이라는 새로운 법명을 받고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물론 뉴진스의 인기와 시류에 편승하려는 꿍꿍이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새롭게 나아간다라는 법명이 진심으로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뉴진스님은 2년 연속 부처님 오신 날 연등 행사에서 승복을 입고 DJ 공연을 펼쳤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불교 행사에서 개그맨이 불교에 대한 일종의 개그 공연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파격적으로 느껴졌다. 불교는 무언가 엄숙하고 경건할 것 같은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조계종에서는 그에게 젊은 불교를 알려 감사하다고 하며 DJ 공연용 헤드셋까지 선물했다니 더욱 놀랄 일이었다.


관점에 따라 불경스럽다고 할 수도 있는 그의 공연을 불교계는 왜 환영했을까.

모든 종교의 교리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의 관점으로 해석하여 대중에게 전파하는 방식은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계속 진화해 왔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몇 해 전부터 유행하던 템플스테이는 나도 한번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불교라는 종교를 설파하는 것이 아닌, 나 같은 일반인에게 '힐링'이라는 방식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뉴진스님의 '극락도 락(樂)이다'라는 EDM 공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경건하던 연등회 행사를 MZ가 열광하는 분위기로 만든 것은, 그 종교를 더 많은 대중에게 전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기독교를 더 대중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만든 CCM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뉴진스님의 인기 비결이 궁금해 주말 동안 유튜브에서 한참 찾아보다, 그가 한 매체에서 한 인터뷰를 접했다.

불교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것이고, EDM은 불교를 전파하기 위한 매개체입니다.


같은 메시지라도,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따라 청자의 수용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매번 같은 말을 같은 방법으로 전하면 지루해진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상대방의 입장에서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까 고민해야 한다. 메시지와 매개체 모두 너무나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나는 뉴진스님의 파격적인 행보가 흥미진진하다. 그의 방식이 재치 있고 재미나다 느낀다.

마케팅을 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나도 그를 닮고 싶어진다.

팀원들이 냈던 수많은 B급 감성의 아이디어는 회사 가이드라인 때문에 안된다는 말로 소위 까였다. 하지만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니, 내가 안된다고 했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위에서 싫어할까 봐, 우리 업계는 그런 마케팅으로 통하지 않는다는 고루한 생각에, 그리고 실패할까 봐...


이제는 실패를 두려워말고 메시지를 조금 더 잘 전달할 좋은 매개체에 열린 마음을 가져야겠다 생각해 본다.

나만의 틀에 갇힌 생각이 아닌, 나보다 더 좋은 생각을 가진 팀원들의 말에 귀 기울여야겠다. 결국 창조는 부화하는 알처럼 틀을 깨야만 나올 수 있는 것이기에.


마지막으로, 뉴진스님이 직접 작사한 극락왕생이라는 노래 가사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극락왕생 

- by 뉴진스님


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또한 지나가리 (무한반복)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
번뇌를 견뎌내면 극락왕생!
옴 옴 옴 옴 옴 옴 옴
극락왕생!
극락왕생!


월급이 안올라서 고통
물가가 올라가서 고통
내주식만 떨어져서 고통
월요일이 빨리와서 고통


체지방이 안빠져서 고통
카톡을 안읽어서 고통
친구가 잘나가서 고통
미래가 안보여서 고통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또한 지나가리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

번뇌를 견뎌내면 극락왕생!
옴 옴 옴 옴 옴 옴 옴
극락왕생!
극락왕생!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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