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직 어려워요
다들 어떻게 매일 혹은 매주 브런치에 그렇게 좋은 글들을 쓰시는지 너무 궁금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아직도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거든요.
이번 주 저는 '글쓰기'에 대한 생각 하나로 행복한 상상을 했다가, 좌절에 빠졌다가 다시 스스로 회복하는 등의 여러 가지 감정을 롤러코스터처럼 느꼈습니다.
우선 저는, 여러 작가님들이 추천해 주신 글쓰기 첫걸음 비법 중 하나인 '메모하기'를 최근 시작했는데, 스마트폰에 메모를 하기 시작하고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김종원 작가님이 유튜브 강의에서 BTS 멤버 중 한 명은 새벽 2시, 샤워하다가 영감이 떠올라 SNS에 자신의 글을 포스팅했다는 일화를 들려주셨습니다. 생각해 보라고, 당신은 BTS보다 바쁜 사람이라 메모를 하고 글을 쓸 시간이 과연 없는 것 맞냐는 뼈 때리는 말과 함께요...
생각해 보니 정말 맞더라고요. 아무리 내가 바빠도 잘 나가는 BTS보다 바쁠까, 글쓰기를 안 하는 건 나의 또 다른 회피 행동이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글감과 영감은 잠깐 뒤돌아보면 없어지고 날아가기 쉬워 그때그때 저장하고 간직해야 된다는 말을 듣고 저도 실시간 메모하기를 시작해 보았습니다.
평소에도 나름 메모를 잘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혀 아니었더라고요.
운전을 하다가도, 길을 걷다가도, 회의를 하다가도 떠오르는 생각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제 안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오~ 내가 한 생각 맞아? 왜 이렇게 멋있지?"라고 할 정도의 인사이트 있는 아이디어도 간혹 있었습니다.
역시, 시도해보지 않으면 열리고 보이지 않던 세상이 있더라고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를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깨달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번 실시간으로 떠오르는 생각들과 글을 쓰고 싶은 소재들을 계속 메모해나가다 보니, 아이디어와 마음속 열망이 자꾸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의 생각은 비슷한 다른 생각들로 이어져 가지치기를 해나가기 시작했고, 전혀 관련 없어 보이던 A 소재와 Z 소재는 이어져 저에게는 재미난 글감으로 엮여 갔습니다.
저의 의식의 흐름은 자연스레 이런 아이디어를 가지고 빨리 브런치에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로 타이핑을 하기보다는 노트에 아이디어를 먼저 적어보고 생각과 표현의 검증 과정을 거치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이라, 우선 노트에 제 생각을 글로 풀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뚜둥! 그리고 찾아오는 딜레마....
글이 재미가 하나도 없더라고요.
평소에도 저의 글이 독자분들께 재미와 흥미를 유발한다고 별로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재미뿐 아니라 제가 추구하던 가치마저 이번주 제가 쓴 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니, 아이디어가 마구 넘쳐나서 흘러나오는데 왜 글이 이렇게밖에 안 써지지?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제 글은 제 의지를 벗어나 있었습니다.
글에서 과욕이 느껴지고, 정체성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문제의 원인을 모르겠더라고요. 아이디어가 더 많고 좋아지면, 당연히 글은 더 잘 써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되지 않으니 당황스럽기도 하고 나중에는 화까지 났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괴로워하고 고민하다가, 다시 저에게 집중해서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잘하는 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것이었더라고요.
우선 저는 저에게 제가 왜 글을 쓰고 싶은지 WHY부터 다시 물어봤습니다.
저의 첫 대답은 '베스트셀러 출판 착가가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솔직한 속내가 튀어나와 우선 웃겼고, 저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질문했습니다.
왜 베스트셀러 출판 작가가 되고 싶지?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서 사람들이 내 책을 많이 읽으면, 내가 가진 경험과 인사이트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그리고 이러한 영향력으로 결국은 사람들에게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어서.
내가 원하는 사람들의 좋은 변화란 무엇인지?
그들이 지금의 상황에서 좌절하거나 포기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계속 나만의 가치를 추구하며 성장을 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그들이 꿈꾸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어. 나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작은 행동을 실천하며 내 미래를 내가 변화시켰으면 좋겠어.
나는 사람들의 좋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어떤 글을 쓰고 싶은 거지?
우선 내가 경험했던 나의 변화에 대한 스토리를 나누어주고 싶어. 나도 코칭을 받기 전까지 이러한 나의 스토리가 남들에게는 가치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사실 무시했는데, 이제는 나만의 스토리가 가진 선한 영량력을 믿고 있어.
그래서 큰 범주에서 두 가지를 먼저 쓰고 싶어.
하나는 '스스로 성장하는 힘'에 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커리어 성장'에 대한 것이야. 왜냐하면 이 두 가지에 내가 경험하고 변화하면서 깨달은 인사이트가 있다고 생각되서야.
스스로 만족할만한 글은 어떤 글이야?
흠... 어려운 질문인데, 인사이트를 쉽고 재미있게 주는 글이었으면 좋겠어.
아니 재미라기보다는, '재치'가 맞는 것 같아. 촌철살인까지는 아니어도, 글이 재치 있게 통통 튀는 맛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 왜? 나부터도 재치 있는 글이 더 잘 읽히고 전달력이 좋다고 생각되거든.
아참, 이건 잊으면 안 될 것 같아. 나는 이번주에 글쓰기의 재미만 추구하다가 망했거든. 결국 재미와 재치 이전에 내가 글을 쓰려는 본질의 가치를 잃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어.
기본의 좋은 재료인 나만의 가치와 스토리 위에 양념하듯 재치를 얹는 것?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글의 방향성인 것 같아.
스스로 질문하면서 많이 깨달았습니다.
저는 여러 글감들을 빨리 소화해서, 인기가 있을만한 브런치 글을 올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이더라고요.
사실 이번 주 제가 떠올린 여러 글감들 사이에는, 그동안 쓰기가 너무 오래 걸리고 힘들었던 '퓨처셀프 책 읽고 나의 인사이트 공유하기' 시리즈는 없었습니다. 책을 읽고 너무 감동받아 매주 하나씩 포스팅한다고 선언했는데, 나는 내가 추구했던 가치를 잃어버리고 브런치에서 흥미 있어 보일만한 글감들만 찾고 있었더라고요.
그리고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이제라도 저의 이런 욕구와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어서.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제 이런 마음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도 알 수 있어서요.
다시 저는 - back to basic - 기본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제 글의 1번 독자는 바로 제 자신임을 깨달았기에, 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녹인 저만의 스토리를 다시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아참, 또 하나!
여태까지 저는 완벽주의 때문에 저 스스로 시시하다고 생각되는 저의 글들을 다 무시하고 필터링해 왔는데요, 12월 한 달간은 연습하는 의미로 '그냥' 써보기를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그냥 여러 소재의 글로 이것저것 써보면서 12월 한 달간 저에 대한 탐구를 계속 이어가 보려고 합니다.
다들 브런치 글을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쓰시고, 잘 쓰시는지 너무 궁금하고 부러워서 여쭤보다가, 결국은 저에 대한 자아 성찰로 마무리해봅니다.
PS.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독자님들의 소중함을 엄청나게 깨닫고 있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