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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풀림 Nov 13. 2024

어떤 사람들에게 끌리시나요

진정성, 열정, 긍정 에너지

"팀장님은 어쩜 취향이 이렇게 한결같아요?"

팀원 A가 나에게 묻는다.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우리 팀 구성원들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을 때였다. 유독 개성이 강한 팀원들을 뽑은 나의 취향에 대한, 농담이 섞인, 그러나 뼈가 있는 문장을 건넨 것이다. A의 말을 듣고 보니, 어떤 맥락에서 그렇게 얘기했는지 바로 수긍이 되어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A부터 보자면, 3개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에너자이저다. 긍정적이고 일에 대한 열정이 커서, 항상 무언가를 더 잘 해내고 싶어 한다. 때로는 그 마음이 넘쳐흘러, 일을 잘 못하는 다른 사람들을 보는 것을 힘들어하기도 한다. 팀원 B는 아이디어가 넘치고 끊임없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나 관심 있는 주제가 생기면 눈을 반짝이며 엄청난 몰입을 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와 가치관이 있어 가끔씩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어려워할 때도 있다. 팀원 C의 경우에는 독립적이고 자기주장이 확실한 편이다.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외국으로 유학 결정을 내리고, 다양한 커리어를 거치며 멘털과 업무 능력을 키워왔다. 이따금 자신과 생각이 다른 동료들과 일하면서 부딪히기도 하고, 방황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팀원들을 하나의 공통점으로 묶는 단어는, '개성'이라는 말밖에는 없을 것이다. 


반면, 다른 팀장들은 우리 팀 사람들을 '쎈캐(센 캐릭터)'라고 표현한다. 

물론, 팀원들 뿐 아니라 나도 포함이다. 다른 팀에 비해서 자신의 의견이 확실하고, 일을 더 잘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서 그렇게 보일 수 있겠다 싶다. 예를 들어, 상사가 내일까지 글로벌팀에 제출할 리포트를 내라고 하면, 다른 팀에서는 그냥 알았다고 할 것을 우리 팀에서는 이걸 왜 해야 되는지 꼭 묻는다. 상사 유형에 따라 이런 질문에 그 배경과 내용을 잘 대답해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간혹 반대의 경우도 있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그냥 하면 되지 왜 되묻냐는 시선을 건네기도 한다. 이런 분들에게는 우리 팀은, 말 안 듣는 MZ세대로 보이지 않을까 싶긴 하다. 

게다가 각기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한 팀에 있으니, 우리 팀이 회의를 할 때는 백인백색의 모습이다. 의견도 제각각이고, 돗자리만 깔아주면 할 말을 다 하는 성향들이라 오디오가 비는 적이 별로 없다. 꼰대상사가 보면 기함할 장면이기도 하겠지. 개인적으로는 이런 회의를 아주 선호한다. 누구나 발언권을 가진, 서로 판단하지 않고 아무 얘기나 할 수 있는 회의 말이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ㅎㅎ)


위에 말한 팀원들 외에도 나와 같이 팀을 이루었던 예전 동료들을 떠올려본다.

A가 말한 대로, 선호하는 팀원에 대한 내 취향은 한결같았나? 곰곰이 생각하니, '그럴 수 있다'라는 답이 나온다. 내가 팀원을 뽑은 기준은 JD(Job Description)과 머리로는 '업무 경험', '업무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은 그게 다는 아니다. 만약 경력이 비슷한 여러 명의 지원자가 있을 때는, '태도'를 더 중요한 요소로 놓고 합격 여부를 결정했던 것 같다. 태도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끌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니 아래와 같은 요소가 있었다.

열정 :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덕목 중 하나로, 업무 능력은 가르칠 수 있어도 열정은 억지로 가르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내면에서 나오는 열정이 있다면, 일에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진정성 : 면접을 여러 번 보다 보면, 말로만 '다 할 수 있다, 문제없다'는 사람들이 대충 보인다. 심지어 자신의 성과를 뻥튀기해 번지르르한 말로 포장한 사람들도 많다. 진정성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숨겨진 보물과 같은 존재다. 

의미와 재미 : 자신의 일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일에 대한 철학이 확실한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재미도 마찬가지다. 즐기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반짝이며 빛이 난다.


이렇게 표현하면 뭔가 그럴싸해 보이긴 하지만, 나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이다. 끌리는 모습에 반해 뽑았지만, 다른 곳에서 문제가 있었던 경우도 있었다. 추구하는 일의 의미가 다르고, 열정의 방향성이 다른 경우, 팀 내에서 쉽게 의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을 하는 방식도 각기 달라,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지 판사처럼 판결을 내려달라는 팀원의 청원도 받아 봤다. 아마도 이건, 같이 일을 해야 되는 회사라는 조직에 있는 많은 팀들에서 겪게 되는 상황일 것 같다. 개성이 강하다는 건 곧 서로 많이 다르다는 의미일 수 있어, 조율을 해야 하는 팀장 입장에서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팀원을 뽑을 기회가 있다면, 나는 또 비슷한 잣대로 누군가에게 끌릴 것 같다. 열정, 진정성, 의미와 재미 같은 요소들에 말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은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끌리는지, 궁금해지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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