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1차가 완성될까..?
회사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틈날 때마다 한다.
답을 찾았다 싶으면, 다시 또 새로운 질문이 덮어버리고 다시 또 덮어버리고의 반복이다.
작년 말 고심 끝에 찾았던 키워드는 브랜딩 오퍼레이팅 컴퍼니다.
그동안 클라이언트들이 우리를 찾았던 이유를 살펴보면 담당자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이거나, 팬덤을 만드는 브랜딩 활동을 어려워하는 기업들이었다. 기존에 브랜딩이 디자인과 론칭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 브랜딩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활동과 팬덤을 유지를 위한 콘텐츠가 중요해졌기 때문에 오퍼레이팅이라는 키워드를 붙였다. 진행과 운영을 잘하는 오퍼레이팅도 차별화가 될 수 있다 생각했다.
소셜 미디어 중심의 마케팅 대행 업무는 거의 매일 데드라인이 있어서 사람들을 쉽게 지치게 한다. 에이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멤버들이 좀 더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이 없을까?를 고민했고, 올해의 방향성을 브랜딩이라는 키워드와 오퍼레이팅을 섞어서 브랜딩 오퍼레이팅 컴퍼니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곤 나름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꼈다.
그러다가 2023년을 맞이하면서, 가정이 바뀌었다.
경기 침체 이야기가 나오면서 기업들의 실적압박이 시작되었다. 모든 클라이언트가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콘텐츠를 만들거나, 데이터로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콘텐츠 성과를 원하기 시작했다. 림앤코의 콘텐츠 결 자체가 맘에 들어서 선택했던 곳도, 브랜딩을 중시하는 곳도 예외는 없었다.
다시 말하면 확실한 성과를 내는 마케팅 활동 외에는 안 하겠다는 뜻이고 성과를 측정하기 모호한 브랜딩 활동은 배제되는 1순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콘텐츠의 제작비용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걸 실감했다. 물가는 오르지만 그렇다고 내년에 소셜미디어 제작비가 오를까? 생각해 보면 오를 거 같지 않았다.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또 쉽게 제작할 수 있는 툴이 넘쳐나는 세상이라는 건 너무나 명백하니까. (CHAT GPT라는 신 문물은 거기에 불을 지피는 사건이었다) 마지막으로 오퍼레이팅을 잘하려면 중요한 결정들을 대행사에서 할 수 있어야하고, 그 만큼 성과에 대한 책임과 보람도 있어야하는데 그러기 쉽지않은 에이전시의 구조적 문제도 있었다.
그렇게 브랜딩 오퍼레이팅 컴퍼니는 발표도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간직하게 됐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인다며 만들었던 콘텐츠들이 타 콘텐츠 대비 저조한 피드백을 받는 걸 수치적으로 보게 되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콘텐츠를 만든다는 워딩을 쓰는 게 맞나..? 부끄러워진다.
올해는 모호한 콘텐츠와 브랜딩의 영역을 우리만의 언어로, 우리만의 시스템으로, 우리만의 분석으로 논리적이고 선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까지 태새를 바꾸고 조금 다른 분위기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사실 그런 마음은 언제나 있었는데, 당장 있어 보이는 콘텐츠와 브랜딩 포폴만으로 어필이 되니까 무심했던 거 같기도 하다. 이제는 생존과도 같은 일이니 무심할 수 없다.
그렇게 회사의 방향성 고민은 계속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