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앤코 회사소개서 홈페이지 리뉴얼 중 든 생각들
주말 업무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미뤄뒀던 회사 생각이다.
오늘도 회사소개서와 홈페이지에 들어갈 림앤코의 콘텐츠들을 구상하다가 샛길로 빠져서 이런저런 생각을 늘어트리고 싶어졌다.
요즘 이래저래 회사를 운영하는 묘미를 조금씩 알게 되는 것 같다.
회사 운영이라고 하면 사업전략, 인사, 재무, 프로덕트(서비스), 영업,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모든 게 유기적으로 돌아가게끔 잘 설계하는 게 회사 운영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큰 사업전략과 방향성을 정하고, 어떤 사람을 어떻게 채용할지, 누구에게 어떤 업무를 줄지,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 어떤 영업 방식을 택할지 등등.. 그때 그때 했던 고민들이 아구가 조금씩 맞춰지고 있는 느낌이랄까.
최근 크게 6가지 분야가 달라진 것 같다.
1. 채용
기존에는 영업 들어오는 거에 맞춰서 급히 한 프로젝트만 보고 필요한 사람을 뽑고, 구조를 세팅했었는데. 지금은 미래 전략을 고려하면서 누구를 뽑아야 하나,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나 치열하게 고민한다.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투자 차원으로 생각하는 포지션도 있고, 기존에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보완하거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고민한다.
10명 정도 규모가 되니까. 슬슬 팀의 구조로도 나뉘겠지. 그럼 어떤 팀구조를 갖춰야 하나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미래의 팀의 목표나 가치도 구체화해보고 있다.
2. 영업
드디어 지인 또는 지인 추천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서 영업이 들어온다. 지난 3년 간의 프로젝트를 정리해 보니 계약이 성사된 건의 100%가 지인 또는 지인 추천을 통해서였고, 한 번도 먼저 시도를 해본 적이 없었던걸 보고 약간 충격 먹었다. 6월부터 시범 삼아 홈페이지 검색 광고를 하는데, 꽤 문의가 들어오고 드디어 전혀 연이 없던 브랜드와 계약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어떻게 영업이 들어올지 몰라서, 회사 방향성을 정하기가 모호했었다. 3개월간 문의가 들어오는 패턴을 보니 이제 서비스를 구체화해도 되겠다 싶었다. 회사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느낌이랄까.
3. 림앤코의 강점
우리가 다른 곳 보다 뭘 잘하지? 클라이언트는 뭘 믿고 맡기지?라는 고민은 내부적으로 할 때보다, 외부 사람들 특히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서 깨닫게 되는 게 많다. 최근 에이전시 업계에 있는 사람들, 브랜드 운영하시는 분, 궁금했던 회사의 직원들 등 다양하게 만날 기회가 있었다.
사실 브랜딩 콘텐츠 마케팅 모든 분야를 하고 있다 보니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우리가 가진 색채를 발견해 준 것은 외부 사람들이었다.
"다른 곳은 회사홈페이지가 다 검은색이더라고요."
"잘하는 데는 많지만 림앤코는 뭔가 그중에서 더 친근해요."
"후킹 되는 것만 쫒는 게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콘텐츠/디자인 퀄리티가 일관돼요."
이중에는 의도한 것도 있고, 의도하지 않은 것도 있는데. 서비스 영역이 다양하더라도, 스타일과 지향하는 가치로 좁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취향과 멤버들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했던 선택들이 림앤코의 분위기를 만들고 또 그걸 찾는 사람들이 생기는 브랜딩의 선순환 같은 게 생긴 것이다. 개인적으로 늘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마케팅 에이전시가 제한적인 스타일을 가진 것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지만, W+K처럼 늘 새롭다는 거 자체가 브랜딩이 된 에이전시도 있으니까(?) 아직은 좀 더 추구해 보기로 한다.
4. 프로덕트(서비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림앤코가 뭐 하는 회사인지 어떤 강점을 가졌는지 사람들이 잘 모른다는 것.
누구는 디자인하는 브랜딩 회사라고 알고 있고, 어디는 사진&영상 프로덕션으로 연락 오고, 소셜미디어 마케팅, 홈페이지 제작 등 문의가 각양각색이다. 사실 다 하고 있어서 이걸 구체화된 서비스로 정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새로 바뀌는 홈페이지에는 브랜딩 · 콘텐츠 · 마케팅으로 넓게 잡았던 서비스 영역을 4가지 상세 서비스로 구체화했다.
얼마 기간 동안 몇 명, 얼마의 예산을 투입해, 얼마 주기로 제작해서 운영했을 때 며칠이 걸리고, 기대 성과는 어떠한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채널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를 쌓았고, 지금 마케팅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들 중에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을 구체화하게 된 것이다.
1. 소셜미디어 & 캠페인 : 소셜미디어 중심의 연간 콘텐츠 파트너 쉽
2. 콘텐츠 마케팅 : 콘텐츠 커머스 기업을 위한 데이터 콘텐츠 마케팅
3. 콘텐츠 프로덕션 : 사진 · 영상 촬영 기반의 콘텐츠 제작
4. 브랜드 전략 & 디자인 : 브랜드 전략 디자인 콘텐츠를 한 번에
특히 최근에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의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지 프로세스를 만들고, 데이터를 기준으로 논리를 세우면서 제안서도 좀 더 빠르게 쓸 수 있게 되었고, 콘텐츠 기획과 제작에 그치지 않고, 성과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게 달라진 포인트이다.
우리 정도(10명)의 규모와 예산을 제공할 수 있는 에이전시 중에서는 확실히 전략부터 기획 제작까지. 브랜딩부터 콘텐츠 마케팅까지 전 분야를 속도감 있게 소화하면서 이 정도의 체계를 가진 곳은 드물 거다.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이 생겼다.
5. 비전
콘텐츠 브랜딩 에이전시, 림앤코 라는 말을 2020년 이 업을 시작할 때부터 쓰고 있다. 아직까지 콘텐츠 브랜딩이라는 말은 '브랜디드 콘텐츠'나 '브랜드 경험(BX)'처럼 회자되지 않았지만 곧 더 활발히 논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의 비전은 '브랜드의 콘텐츠는 어때야 하는가' '콘텐츠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콘텐츠는 어떻게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는 어떻게 콘텐츠가 되는가'라는 논의에 중점이 되는 회사가 되고 싶다.
그래서 브랜딩을 하면 아이덴티티 & 애플리케이션 디자인 이후,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에셋까지 제공하는 걸 서비스로 만들었고. 소셜미디어 운영을 맡게 되더라도, 브랜드의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며 일관된 가치를 전할 수 있게 연간 콘텐츠 파트너십 서비스를 만들었다.
브랜드가 미디어가 되고 그 안에서 소셜미디어, 온/오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일은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다만 너무 많다 보니, 그 안에서 어떻게 가치를 표현하고 일관되게 관리하고 인상을 만들어야 하는가, 또 성과와 어떻게 연결 지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몇몇 해외 독립 에이전시에서도 브랜딩과 콘텐츠의 개념을 나누지 않고 하는 사례들도 보고 나니. 틀리지 않았구나 재차 확인하고. 앞으로 이런 사업적 비전에 맞춰서 회사와 멤버들의 역량을 키우고, 팀도 나눠야지 라는 설렘이 생겼다.
6. 과제 : 퀄리티 컨트롤
채용, 영업, 강점, 비전까지 행복회로를 굴리고 나면 이제 현실로 돌아올 차례 ㅎㅎ
사실 구조를 잡았으니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되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 바로 퀄리티 컨트롤!
프로젝트가 많아질수록 내가 모든 것에 참여할 수 없게 되는데,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보거나, 이런 장황한 설명에 매료된 클라이언트들이 기대하는 퀄리티 그 이상을 항상 맞추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 회사에는 다 경력직만 모여있지만, 업종을 바꾼다던지 새로운 걸 배우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서 디렉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소수다. 현재로서는 대표인 내가 할 수밖에 없어서 늘 업무 과부화인 상황이다.
아마 모든 작은 에이전시들이 겪는 문제일 거다. 디렉터가 잘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오더라도 작은 회사의 크고 작은 역할들을 수행하며 새로운 개념들을 받아들이는데 친숙한 사람 일거라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현재는 멤버 개인들이 디렉터가 되기 위해 역량을 키우고 더불어 유능한 프리랜서와 함께하는 일을 선택하고 있다.
다만 디렉터도 성장이 고플 거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머물러있는 거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찾아보면) 우리가 올 하반기에 방향성을 잘 다듬고, 포폴을 차곡차곡 쌓고, 성과가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하면 훌륭한 디렉터가 오고 싶은 회사가 될 수 있겠지? (기다립니다)
채용, 영업, 강점, 비전, 과제까지 행복회로를 다시 돌려본다. (긍정 긍정!!)
이제 회사 홈페이지 & 소개서 들여다보러.. 총총
Thanks to 사진: Unsplash의 n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