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건 가족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이 과로사한 직원분 이야기로 시끄러운 가운데,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10개월 아기를 두고 복직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바로 다음 주에도,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새벽 3-4시까지 일하던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나는 근 10년간 그렇게 워커홀릭으로 살아왔다. 힘들었지만 어쩌면 “전문가”라는 오랜 가스라이팅 속에서 나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갔다. 언젠가부터는 (특히 아이를 낳고 나서는) 절대 내가 원하지 않았음에도 ‘어쩔 수 없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너무 열심히 살아봐서, 후회가 없다.
목적은 단 하나다. 가족과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기. 그것을 위해 하루를 균형 있게 보내는 것. 목표는 마흔이 되기 전에, 내가 생각하는 균형 있고 안정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 가족과 건강, 경제적인 부분. 그 어느 것에도 모자람 없는 하루를 만드는 것. 그런 습관을 만드는 것.
그럼에도 새 시작은 참 어렵다. 우울과 다짐을 반복하는 요즘. N잡러가 되어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건가,라는 생각도 든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두고, 하기 싫다고 발버둥만 치는 것도 현명한 건 아닌 것 같다.
근 두 달간 디벨롭해 오던 것들을 올 스톱하고, 처음부터 들여다보기로 했다. 고민의 시간이 길었기 때문일까, 두 달 걸린 일이 3시간 만에 후루룩 정리가 됐다. 또 엎어질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본다. 내일의 새벽 기상은 실패지만, 그래도 가끔 이렇게 멈춰 볼 때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