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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ther 헤더 Feb 22. 2023

응 네 말이 맞아

그대로 인정해 주기

아이를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  말이 맞아."라고 말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생각이 전혀 다를  I agree. You are right. 이렇게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운지.  나이가  수록  말이 어려웠다.  왜냐하면 나의 경험치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내가 어떤 선택을 내릴  나의 경험으로부터 축척된 데이터를 베이스로 말을 하게 되니까.   문제는 나이가  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살이라도  어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아야겠단 생각을 했다.


아이를 낳고 육아 공부를 꾸준히 하면서 상대의 말을 인정해 주는 것을 연습해야겠다고 다짐했고, 그 뒤로 큰 아이가 가끔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이야기할 때는 아 그렇구나. 네 말이 어쩌면 맞을 수도 있겠다. 네 말을 듣고 보니 네 말이 맞다. 이런 말을 가끔씩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연습하고 아이에게 적용하다 보니 어느 날 나랑 유독 생각이 맞지 않은 사람과의 대화에서 내가 상대방에게 당신의 말이 맞는 거 같아요.라고 말 하고 있는 것이다.  그 뒤로 그 사람에게 마음이 열렸고 대화를 하며 이해가 가지 않던 부분들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겐 상상도 못 할 놀라운 변화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더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응 네 말이 맞아.라고 말했을 때의 힘이 있었다.  아이에게 그 말을 해주고 난 뒤의 표정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우쭐해진 표정이었다.  자만스러운 표정은 아니었고, 무엇이든 해 낼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을 얻은 표정이랄까.  물론 여기서 무엇이든 다 맞다고 말해주면 안 된다.  반드시 정말 맞을 때 맞다고 해야 그 말에 효력이 생긴다.  아이의 자존감도 그때 올라가는 것 같다.  터무니없는 내용에 맞다고 해주면 그 건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근자감'만 키워 줄 뿐이다.  아이가 깊이 다시 한번  생각하고 말한 내용이거나, 학교에서 배워 온 말을 할 경우, 자신만의 논리를 열심히 펼쳤을 때 등 어떠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질 때,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말을 해주는 편이다.


아직 이 마인드가 온몸에 배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마음을 먹고 살아간다면, 분명 아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남편과의 관계 역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 말을 듣고 보니 또 맞는 거 같기도 하네.  적어도 이렇게라도 말을 할 수 있다면, 남편도 나도 지금 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것이다.  이 말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다면 나의 마음이 아주 가벼워질 것이고, 나의 아이는 더 큰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나의 남편은 나에게 고마워할 것이며, 주변 사람들은 날 더 좋아할 것이다.  이 말은 누구에게든지 해 줄 수 있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인정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말은 나 역시 듣고 싶은 말임은 틀림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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