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진짜 대학생같아(1)

by 이은주

이노우에 선생님의 프리스쿨 파트너이기도 하고 제자이기도 한 스노우맨(그는 프리스쿨 모임이 있을 때 언제나 선생님을 돕고 있었다)이 어떻게 학교와 멀어지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그가 일반인의 세 배나 되는 청바지를 언제부터 입게 되었으며 그렇게 큰 알로하 셔츠는 대체 어디에서 구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내가 아는 것은 한가지, 그가 음악에 대해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였다.
스노우맨은 시대를 앞서간 친구이기도 했다. 치바현을 중심으로 맛집이란 맛집은 다 알고 있고 구하기 어려운 콘서트 티켓도 스노우맨은 구할 수 있었다.
'나카지마 미유키' 콘서트 티켓은 발매되자마자 야쿠자들이 선점해서 암표로밖에 구할 수 없다고 들었는데 그 티켓도 스노우맨은 구할 수 있었다.
그런 그와 스시를 함께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독특한 경험을 했다. 접시에 붙은 몇 알인가의 밥풀이 내 눈에는 보이지도 않았을 때 스노우맨의 희고 도톰한 엄지와 검지가 접시 위를 살짝 누르자 밥풀이 검지에 달라붙었고 그의 작은 입술은 추릅하고 밥풀을 달게 먹어버렸다.
그 모습은 미식가의 모습이기도 했고, 농경생활로 굳어진 쌀을 소중히 대하는 습관이기도 했으며 먹는다는 것의 숭고함을 생각하게 하는 몸짓이어서 우아해보이기까지 했다. 나도 밥풀을 소중히 해야겠다. 뭐 그런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까.

스노우맨에게 비틀즈가 인생의 전부였다면 이노우에 선생님에게는 나카지마 미유키가 있었다. 그녀는 한국의 양희은같았고, 시대를 노래했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구석이 있었으며 그녀가 노래하는 동안은 그 시절로 돌아가서 그립던 친구들과 만날 수 있었다.
때로는 배신자에게 호령하며 무시무시한 마녀로 노래했던 나카지마 미유키는 전설에 나오는 미녀가 음악을 듣는 모두를 어디론가 끌고가버릴 듯 했다. 그녀의 노래에서 사랑과 배신은 한 세트같았다. 그녀의 음악을 듣고 있을 때면 위로받은 후 감정의 리셋을 경험하게 했다.

photo by lambba

https://youtu.be/7BFGJ5W9k0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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