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난 정명이가 이렇게 물었지요.
"어젯밤에도 깨어나 글 쓰셨어요?"
전 요즘 전몰화가사전 번역 작업이 한창이라 정명이를 재우고 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는 책상에서 작은 전등을 켜고 작업하는 절 잠결에 보고는 하나봐요.
"그럼."
아침에 입고 갈 옷을 건네며 제가 답합니다.
"우와 어른이 되면 다 작가가 되어야하는구나. 나도 글을 써야겠네." 하면서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바지를 당겨 입습니다.
저는 웃음이 났지만 정색을 하고 또 그럼 했지요.
아이는 주산숙제랑 책읽기 숙제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집앞에 있는 청소년문화회관에서 줌수업으로 배우는 파닉스 숙제를 마친 후 하드를 먹으면서 '안녕 자두야'를 보던 날 이런 탄식도 했어요.
"휴우 2학년이 되니까 힘드네.."
저는 웃지 않았어요.
정말 그 모든 일을 저녁식사 후에 해낸 아이가 대견했거든요. 비록 노래를 부르며 파닉스 줄긋기 숙제를 뒤죽박죽 해놓았을지언정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