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이 풀리는 시간

by 이은주

그로토에서 50분 동안 마법의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왔다.

엄마의 간식으로 생굴과 트레펑을 사들고 왔다.

아침에 막힌 변기가 아직도 막혀있다. 엄마가 오면 변기가 막힌다. 각오는 되어 있다. 굵은 소금과 식초와 뜨거운 물도 소용이 없다. 트레펑을 살포하고 물을 내렸다. 똥물이 빙글빙글 돌며 넘칠까말까 하는 아슬아슬한 장면과 <너무 시끄러운 고독>에서 대변이 가장자리까지 차오른 변기에 사랑하는 여인의 소중한 리본이 닿은 에피소드가 맞닿아있다(43쪽). 이쯤되면 현실이 소설인지 소설 속이 현실인지 모르게 된다. 나는 점점 미쳐가고, 나는 점점 유쾌해진다. 이쯤되면 파괴적인 욕구가 휘몰아쳐 변기가 넘치든 말든 물을 재차 내려버리고 과감하게 욕실 청소로 들어가는게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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