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은 추석 연휴 동안 교통사고로 입원한 엄마의 간병인으로 있으면서 좁은 간이 침대에 앉아 문자를 보냈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이라고 알아?
어제는 남동생의 신발을 사주는 날이었다. 우리는 2년에 한번씩 운동화와 구두를 산다. 동생은 신는 스타일만 고집한다. 시간이 오래걸렸다. 그래서 저녁이 늦었다.
고마워, 잘 신을게.
레이먼드 카버가 단편 소설의 대가가 된 것은 먹고사는 일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오후의 짧은 시간 동안 글을 써야 했고, 그 글로 당장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그는 단편소설을 택했다./김미라 책읽는 수요일 중에서
동생은 책도 안 읽고 글도 안 쓰는데 가끔 투박하게 문학적일 때가 있다.
이번에는 구두대신 단화와 운동화를 고른 동생은 생일 한달 전부터 선물을 들고 있었다. 대성당. 읽어 봐야지. 카버의 가난이 어떤 곡물과 야채를 닮았는지.. 감자인지, 옥수수인지, 멀건 양배추 스프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