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

by 이은주

대전 강의에 동행하기로 한 마음의 카톡으로 아침은 시작되었다. 여기저기에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 구입을 했다는 소식을 받았다. 대단한 아침이다.

새벽에 엄마는 그분이 오셨는지 한풀이 굿을 하셨다.

세상의 온갖 악담. 예를 들면 아이가 네 눈치를 본다. 냉장고에서 마음대로 꺼내먹게 해야지 무슨 먹어도 되냐고 묻게 하느냐(이닦고 아이스크림 꺼내면 못 먹게해야지 엄마) 네가 자식을 안 나아봐서 모른다(그 말씀은 저에게 할말이 아니구먼요..)

정말 밤에 무언가 다녀가지 않았다면 주무시다가 그렇게까지 화가 나실까. 문제는 남동생의 몫이나 조카딸의 몫이어도 늘 곁에 있는 사람은 나니까 다 들어야한다.


아침식사에도 엄마는 이상했다. 얼마나 오래 먹으려고 김치찜을 이렇게 많이 했니(오늘 저 8시에 들어오잖아요 엄마) 숙주볶음 느끼해서 안 먹어. 내꺼 만들 때는 참기름 적게 넣어(지난번에 아삭아삭 하고 맛있다 해서 또 해드린건데 엄마. 굴만 건져드심) 느끼하다는 엄마 앞에 냉장고에서 동치미 국물을 꺼내드렸더니 등뒤에서 아, 시원하다.

그 와중에 아이는 만두튀김이랑 치킨너갯 그리고 김치찜에 넣은 고기와 햄을 골라먹으며 손흥민 선수 골넣는 모습에 열중해있다.

마침내 책가방을 멘 아이는 저녁에 몇 시에 와요? 묻는다.

8시. 그럼 오실 때 치킨 사다주세요.

나는 응한다.


서울역에 오니 약간 춥다. 천장이 높은 역사 앞에서 KTX023 부산행을 찾아내려간다. 도중에 도시락 가게를 본다. 2시에 있을 강의 전 점심은 차가운 샌드위치가 전부겠지.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야한다. 강의 후 대전 식당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뜻한 국밥을 앞에 두고 아이와 엄마에게 사갈 치킨과 홍시를 되풀이 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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