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우스가 갈치 만오천원을 주고 사왔다.
어머니 가져다드리라며. .
잠시 후
아니 아니란다.
갈치 손질을 해서 보내겠단다.
제우스는 갈치 비늘을 긁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독이 있다 알려주신다.
아차, 무를 안 사왔네.
산책 나가는 뮤즈와 나의 등뒤로 이렇게 외친다.
올 때 무 좀 사오시쇼. 무청 많이 달린걸로.
나는 뮤즈를 벤치에서 기다리게 하고 달려간다.
아파트 상가에서 야채도 팔고 생선도 파는 가게 아주머니께 가서 심부름 온 어린아이 마냥 그대로 전한다.
갈치 사간 사람인데요. 무 심부름 왔어요. 무청 많은걸로 가져오래요.
아주머니는 못난이 인형에 달린 머리카락처럼 치렁치렁한 무청을 봉지에 담아주시는데 팔에 힘을 줘야 할 정도로 묵직하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제우스는 갈치를 벌써 다 다듬고 오수에 빠지셨다.
그의 나이 다음주면 팔십 세.
엄마는 오늘 저녁 이웃집 할아버지의 우정으로 투박한 맛이 자랑인 갈치조림을 맛보시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