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에요. 이렇게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선배는 유난히 신세지는걸 싫어했다. 그런 선배에게서 문자가 왔다.
'은주야 통화할 수 있니? 엄마가 고관절수술하셔서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장기요양보험을 신청하지 않아서 퇴원 후 엄마를 집에서 모실 때 전동침대를 대여받을 수 없다고 했다. 건강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거동이 불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님을 모실 때 이런 큰 수술을 하면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할 대상이 될 때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사이 건강이 악화되어 입원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는 정확한 등급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수술 후 섬망으로 시달리는 엄마의 고통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 이외에 발작에 가까운 고통에 괴로워하는 엄마를 도울 방법은 별로 없다.
엄마가 쓰던 욕창에어매트와 욕창 방지 삼각 쿠션(자세변환 쿠션)을 들고 우체국으로 간다. 엄마는 당분간 쓸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유투브에서 몇 가지 정보를 찾아둔다. 선배가 택배를 받을즈음 보내주려고. 지금은 정신이 하나도 없을테니까.
정확한 대사는 아니지만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박동훈은 할머니를 돌보는 지안에게 말한다.
'장기요양보험이라고 들어보지도 못했어. 그거 신청하면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실 수 있어.'
자식이 부모의 장기요양등급을 신청하기까지 많은 장애물과 망설임이 있다. 부모돌봄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그 수많은 가능성에 대해서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