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친해지는 시간

by 이은주

제우스가 오래간만에 장을 봐오셨다.

갈치를 다듬어서 베란다에 걸려 말리자 집에서는 바다냄새가 났다. 아주아주 오래전부터 기억에 새겨진 바다냄새를 맡으며 빨래를 널고 걸레질을 하고 산책을 나가 메꽃, 찔레꽃, 넝쿨장미꽃, 목단꽃을 찾아다닌다.


산책에서 돌아와 목욕을 씻겨드리고 점심으로는 굴소스와 김자반으로 묵샐러드를 만들어 드린다.


아침에 엄마에게도 묵샐러드를 냈기에 뮤즈에게도 제우스에게도 같은 샐러드를 준비했다. 일인분의 묵은 팔지 않고 세끼를 묵샐러드를 낼 수 없으니 나누어 먹는 즐거움이 묵샐러스를 통해..

여기까지 쓰고 있을 때 뮤즈가 말한다.


참 평화롭지?

예. 정말 그래요. 내가 대답한다.

뮤즈의 얼굴을 보지 않아도 그녀의 표정에 미소가 번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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