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노래

밤 외출

by 이은주



어머니가 술을 드실 수 있어요?
그냥, 기분 내려구요.

엄마와의 밤 외출은 치킨집.
치킨집에서 이가 없는 엄마는 감자튀김을 골랐고
난 오징어와 땅콩을 시켰다.

오늘은 좀 마셔야해 엄마.
내가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들었다구.

엄마는 저녁 먹을 때
지나가는 소리로 어제는 불낼뻔 했고 무서웠어.
라고 말했다.
엄마의 말을 그대로 남동생에게 전했더니 이런 답이 왔다.

불쌍한 우리 엄마. 엄마가 어떤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이제부턴 엄마한테 화 안 낼게. 약속할게.

엄마가 소변 실례한 빨래를 돌리고 미끄럼방지매트를 솔로 씻고 저녁을 차리고 쓰레기를 버렸더니 이 시간이 되었다. 엄마는 미안한지 계속 의기소침해 있고.

우리가 어렸을 때 엄마는 가끔 우리를 불러내 치킨을 사주었지. 휠체어에 탄 엄마와 달리고 달려서 우린 젊은이들의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비행기 타고 멀리 이동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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