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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주 Jan 10. 2024

엄마의 초록 심장

엄마의 초록심장을 꺼내 말렸다.

어디가 그렇게 아픈지 엄마의 심장은 파랗게 멍이 들었다.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엄마의 푸른 심장이 다시 뛰도록

빨갛게 빨갛게 불을 지폈다.


돌아누운 엄마의 어깨가 떨렸다.

나의 뜨거운 손이 닿자 엄마의 몸이 아기처럼 동그랗게 말렸다.


엄마의 초록 심장을 닮아 나의 심장도 파랗게 멍이 들고 아팠다. 아주 조금 낮잠을 잔 것뿐인데 엄마와 나의 머리가 하얗게 물들었다.

무엇이 그렇게 아픈지 자식에게도 다 말하지 못한 엄마의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비밀을 가득 지닌 채 밤새 땀으로 젖어있었다.

널어 말린 엄마의 초록 심장이 다시 붉게 물들 때까지 아궁이의 불을 지피는 겨울 밤.

나의 손가락에도 푸른 물이 들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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