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위해 기도해주시겠어요?

by 이은주

엄마 국거리로 양지를 사고 파라솔 아래에서 야채를 파는 할머니께 무를 샀다.

무가 얼마지요?
3천 원
무 하나 주세요
다른 건 필요 없나?
엄마가 아파서 아무것도 못 드세요. 그래서 소고기 무국 끓이려구요. 깐 마늘 있어요?
다 팔렸는데, 꽈리고추는 어때?
꽈리고추 말고 청양고추 있으면 주세요.
여기 안 매운 고추는 있는데..
아, 뭘 좀 더 파시고 싶구나. 그럼 무를 오천 원 받으시면 되지요.
웃고 있는 내 손을 파라솔의 야채가게 할머니가 잡으시며 무가 삼천원인데? 하고 다시 묻는다.
그럼 이천 원은 팁이에요.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세요. 너무 추워요.

손에는 일회용 장갑을 낀 할머니가 주름을 지으며 웃는다. 내 얼굴을 기억하려는 듯이..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이 불온한 공기를 멀리 떨쳐버릴 수가 없을 것 같아 약한 마음이 된 나는 그녀의 한 손을 두 손으로 감쌌다 놔주며 속으로만 생각한다.

엄마를 위해 기도해주시겠어요? 작은 연민이라도 좋아요. 저희 모녀의 안녕을 빌어주세요. 하고.

엄마는 저녁에 소고기국을 주사기로 드셨고, 욕창이 난 곳 드레싱을 해드렸고, 아이스 찜질팩을 베갯닛에 넣고 또 넣어 욕창 부위가 있는 기저귀 밖에 대드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상처가 아물기를 기다리는 일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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