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살렸다.

by 이은주

1.

그 어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밤이 왔다. 간호사가 주고 간 주사기가 오늘 엄마를 살렸다.

2.

오늘은 명란젓이 엄마를 살렸다.
2층 제우스가 엄마가 죽을 안 드신다고 하자 명란젓을 사오셨다. 명란젓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만 드렸다. 싱거운 죽만 드시던 엄마의 입맛이 짭짤한 명란젓으로 입맛이 돌아왔다. 만세.

3.

엄마에게 영혼의 동반자는 정명이다.
아이가 두손으로 할머니 뺨을 감싼다.
아이가 자신의 머리를 할머니에게 가져가면 엄마도 고개를 들어 이마를 가까이 한다.

오늘 뮤즈에게 아보카도를 가져다 드렸더니 잘 드셨다. 소박하게 간장으로만 간을 한 아보카도 드신 소감은 뒷맛이 고소하다였다.
다음엔 엄마에게도 아보가도 으깬 것을 죽에 섞어드려야겠다.

4.

아이들처럼 식사 시간에 딴청만 부리는 엄마. 오늘은 갓김치가 엄마를 살렸다. 아이들 줄 때처럼 물에 씻은 갓김치를 식사 전 입에 넣어드렸다. 침 나오라고.
이가 하나도 없는 엄마가 오물오물 갓김치를 씹는게 김치맛을 아시는 것 같다. 건더기는 뱉게 도와드리고 죽을 한 수저 떠드렸더니 입을 벌리신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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