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앞두고 상사 한분이 퇴사를 하셨다. 짧지 않은 연휴를 끝내고 돌아온 사무실, 아침마다 꾸벅 고개 숙여 인사하던 책상의 주인이 없다. 나는 빈자리를 빠르게 훑어내리며 빈 컵을 들고 저벅저벅 정수기로 간다. 점심시간에는 사무실 가까운 김밥집 1인용 테이블에서 김밥을 먹었다. 회사분이 들어와 빈자리에 가방을 놓는다. 나는 굳이 그를 불러야 하나, 같이 먹자고 해야 하나 고민하지만 고민의 속도보다 더 빠른 내 손이, 내 목소리가 그를 손짓해 부른다. "누구님, 같이 먹어요!" 모름지기 현대인이라면 빈자리를 원래부터 빈자리로 여기는 기술, 혼자 밥을 먹겠다는 사람을 굳이 불러 맞은편에 앉히지 않는 기술에 능해야 할 텐데 이래저래 나는 현대인이 되려면 멀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