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4일

by 꽃반지

새 일터로 출근한 지 오늘로 꼭 한 달째. 한껏 빨라진 출근시각과 생소한 업무, 조직에 적응하느라 몸과 마음을 다 썼다. 한 달 동안 가벼운 스트레칭조차 할 시간을 못 냈더니 결국 허리 통증이 또 시작됐다. 끄응.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퇴근길엔 지끈거리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버스 손잡이에 기대 있는데, 그런 내 모습이 딱했던 건지 애초에 앉을 생각이 없었던 건지 어떤 분이 자기 앞에 난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의 통화를 들으면서 출근한다.

"제가 40분이나 50분쯤 도착할 것 같은데, 모자랑 신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신발 안에 각반이 돼있거든요."


모자랑 신발이 꼭 필요한 직업은 어떤 걸까. 작업반장? 각반은 무슨 뜻일까. 헬멧과 무릎까지 오는 두꺼운 장화를 챙겨 신은 아저씨를 상상해 본다. 아저씨는 또 다른 이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교육'같은 말을 한다. 말투가 점잖고 예의 바른 걸 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아저씨를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 꼭 필요한가. 안경과 키보드. 안경과 키보드만 있다면 복장이야 어찌 됐든 상관없지. 그리고 '마감'을 잘 지키는 것. 자리 양보해 주신 분 덕분에 짧은 일기를 썼다. 자, 오늘도 오늘의 마감을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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