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그러니까 몇 년 만에 누군가의 안부가 궁금해져서 연락했다. 상대방은 잠시 회사를 쉬고 있다고 했고, 나는 별 고민도 없이 쉬는 동안 뭘 하느냐고 물었다. "그냥 놀았어."라는 답을 듣고야 내 질문이 얼마나 바보 같은지 깨달았다. 쉬는 동안 쉬는 거지, 하긴 뭘 해. 새해가 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올 한 해 잘 살아보겠다는 야무진 목표도 세우지 않았고, 이것만큼은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품지 않았다. 그냥 지낸다. 출근하고 점심시간엔 잠시 서점으로 도피하고 퇴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