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돌아가신 지 한 달이 다 되어간다. 그동안 내버려 두고 있던 것들을 오늘에서야 조금 정리했다. 부끄럽지만 언젠가부터 바닥에 작은 개미가 기어 다니고 있었는데 그냥 방치했었고, 세면대에 낀 물때도 내버려 뒀었고, 빨래건조대에는 엄마 장례식에 입었던 옷과 양말이 그대로 걸려있었다. 선풍기 날개에는 먼지가 부옇게 껴서 나풀거렸고, 세탁물을 모아둔 바구니가 넘친 지는 오래였다.
낮에는 지방으로 출장을 간 아버지와 잠깐 통화를 했는데, 밖에서 먹으니 반찬이 많아서 밥을 많이 먹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어제와 오늘은 좀 많이 먹었다.
그동안 나름으로 크고 작은 일들을 해결하면서, 극복하면서, 견디면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해결도 극복도 견디는 것도 어려운 일은 그저 품고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